매일신문

[메디컬퓨처스] 최태영 대구가톨릭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부모ㆍ자식 관계는 조화ㆍ조율이 가장 중요하다."

최태영 대구가톨릭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최태영 대구가톨릭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청소년은 자라나는 시기입니다. 어떤 문제가 있더라도 그 특정 시기 만의 문제일 수 있기 때문에 그 시기를 잘 넘기면 성인으로 잘 자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려움에 처하는 청소년 시기를 어떻게 잘 넘기느냐가 중요합니다."

대구가톨릭Wee센터장과 경북권 게임과몰입 힐링센터장을 겸임하고 있는 최태영(48) 대구가톨릭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기질은 부모에게서 물려받지만 큰아이와 작은아이를 똑 같이 키워서는 안 된다. 각자의 특성이 다른 만큼 그에 맞춰서 키워야 한다."면서 "부모·자식 관계는 조화·조율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내버려두면 잘 커는 아이를 관리하려 하고, 관리해야 하는 아이를 내버려두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부모들이 거꾸로 하는 셈이죠. 문제는 '내버려두어도 될 아이인가, 아니면 관리해야 할 아이인가?'를 어떻게 판단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최 교수는 "어떤 아이인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여러 전문가를 만나 볼 필요가 있다."며 "학교 교사, 학원강사, 할아버지·할머니, 부모 자신 등 주위의 모든 사람이 전문가일 수 있고, 양육방식은 다음 세대로 이어지기 때문에 부모가 양육에 대해 공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모가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 같습니다. 아이가 잘 커줄 뿐이죠. 부모의 역할은 아이가 잘 커도록 도와주는 보조적인 것에 머물 뿐입니다. 또 요즘 선행학습이 워낙 유행하다보니 '언제까지 기다린다.'는 것이 어렵기는 하지만, 아이의 잠재력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줄 필요도 있습니다."

대구가톨릭Wee센터는 병원에서 운영하는 학생상담소이다. (학교마다 Wee클래스가 있고, 교육지원청에 Wee센터, 교육청 단위의 Wee스쿨이 있음) 학교에서 상담하기 어려운 학생들을 대상으로 '부모의 관리가 필요한지' '상담이 필요한지' '병의 치료가 필요한지'를 가려주는 역할을 한다. 대구교육청의 예산으로 치료가 필요한 학생들에게 치료비를 지원하기도 한다. 2018년 대구시교육청 사업 중 최고의 사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대구가톨릭Wee센터에서 학교 현장을 직접 찾기도 하는데요. 2년을 투자해 개발한 음악·미술 집단상담 프로그램은 출석률 80%를 넘길 정도로 인기입니다. (통상 학교 현장 프로그램의 참석률은 30% 미만임) 게임 등에 빠진 청소년들에게 음악, 미술 활동을 통해 게임보다 더 재미있는 것이 있다는 걸 알게 해주려는 의도였는데, 성공한 것 같습니다. '랩 가사 쓰기'와 '부모와 함께 일기쓰기'는 학생들이 스스로를 돌아보고, 자녀에 대한 부모의 이해를 높이는 긍정적 효과가 상당합니다. 과정을 따라 하다 보면 하나의 예술작품이 완성되고, 이를 통한 뿌듯한 느낌과 자존감 향상이 좋은 반응의 비결인 것 같습니다."

최 교수는 "아주 심각한 경우가 아니면, 정신과 환자의 상당수는 '멀쩡해 보이는 병'이라는 특성을 갖고 있다. 그래서 '이 사람이 진짜 환자인가?'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특히 중고생의 우울증은 '가면성 우울'이라고 해서 비행행동으로 많이 나타나는데, 이 경우 반드시 약물처방을 병행해야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대구경북 지역 청소년의 정신건강 향상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7년 대구시장 표창에 이어, 2018년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약력>

▷서울 영광고 ▷중앙대 의과대학 졸업 ▷중앙대 대학원 의학과 석사·박사 ▷중앙대 의료원 정신과 전공의 ▷서울특별시립 고양정신병원 과장 ▷중앙대병원 정신과 소아청소년분과 전임의 ▷미국 유타대학 뇌과학연구소 연구교수 ▷대구가톨릭대 의과대학 부교수 ▷대구가톨릭Wee센터장(현) ▷경북권 게임과몰입 힐링센터장(현)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정회원 ▷서울대 뇌과학연구소 연구원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전문 정회원 ▷한국정신병리·진단분류학회 보험법제이사 ▷대한생물치료정신의학회 간행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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