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위험' 한계 드러낸 '톱다운'…北美 협상방식 궤도수정할까

'노딜 전철' 방지 차원 "전통적 '바텀업' 협상 방식 전개 필요" 고개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 핵 담판이 결렬된 이후 앞으로 '고위험' 한계를 드러낸 '톱다운 협상방식'이 전통적인 '바텀 업 방식'으로 바뀔지 주목된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회담' 이후 북핵 협상에서 "외교적 난관에 직면했다"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현재 어려운 이슈(북핵)를 다루기 위해 아마도 실질적이고 전통적인 협상 과정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정상 차원의 회담이 결렬된 만큼, 실무 차원의 충분한 협상을 통해 정상이 서명하는 '바텀업' 방식의 전통적 외교협상으로 복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 김 위원장을 설득할 수 있는 유일한 '북핵 해결사'를 자임했던 트럼프 대통령도, '직감으로 보면 좋은 결과가 생길 거라고 믿는다'던 김 위원장도, 제재완화를 둘러싼 양측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은 채로 마주하는 것만으로는 '매직'이 통하지는 않는다는 걸 이번에 절감하게 됐다. 당분간 냉각기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설익은 정상회담'으로 직행하기보다는 충분한 실무협상을 통해 준비과정을 거치면서 접점을 최대한 마련해야 한다는 궤도수정론이 북미 양쪽 모두에서 분출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비록 합의는 무산됐지만 각자의 '패'를 분명히 제시, 서로가 상대의 원하는 바를 분명히 알게 되며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걷히게 된 것은 이번 2차 핵 담판의 성과로 꼽힌다. 북한은 '영변 핵시설을 폐기할 테니 제재를 전면적으로 해제하라'는 제안서를 내놓은 것이고, 미국은 이것만으로는 대북 압박의 최대 무기인 제재를 내려놓기엔 부족하니 '완전한 비핵화'와 '제재 해제'를 주고받는 '통 큰 합의'를 하자는 '빅딜 계산서'를 꺼내들었다.

그만큼 이번에 서로 확인한 각자의 요구사항을 토대로 다음 핵담판으로 가는 길목에서 먼저 실무선에서 이견을 좁혀가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는 흐름인 셈이다.

이번 정상회담 직후 북측의 '스피커' 역할을 했던 최선희 외무성 부상도 '미국이랑 대화를 계속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번에 보니까 이런 회담을 계속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지 않다"며 현 협상 방식에 회의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하노이 노딜'이 북미 대화의 전면적인 형식 변화로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현재 이뤄지고 있는 북미 협상 자체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라는 두 지도자의 독특한 승부사적 스타일에 의해 추동되는 측면이 적지 않은 데다, 김 위원장 1인에게 모든 것이 집중된 북한의 권력체계상 상향식으로 다시 전환된다 하더라도 김 위원장의 '재가' 없이는 현실적으로 논의도 속도를 내기 쉽지 않다는 점도 현실적 제약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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