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제칼럼] 수소 경제 로드맵과 수소차

정 우창 대구가톨릭대학교 기계자동차공학부 교수

정우창 대구가톨릭대 교수
정우창 대구가톨릭대 교수

요즘 수소가 단연 화제다. 정부는 2019년 1월 17일 수소경제 로드맵을 발표했다.

수소경제의 중심에는 수소차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파리의 수소충전소 방문에 이어 올해 1월 17일 울산시청에서 열린 수소 전략 보고회에 참석, 수소차 띄우기에 나섰다. 2월 11일에는 규제 샌드박스 1호사업인 도심 수소충전소 설치가 정부 승인을 받았다. 정부와 현대차의 수소차 사랑으로 전국은 수소 열풍에 휩싸였고, 수소 관련 주가도 폭등했다.

전기차가 배터리에서 전기를 얻는 반면 수소차는 연료전지에서 수소와 공기 중의 산소를 반응시켜 얻은 전기로 모터를 구동하여 주행하는 수소연료전지차(FCEV, Fuel Cell Electric Vehicle)를 의미한다.

현대차의 수소차 개발 역사를 보면 1998년 연료전지 개발, 2005년 투싼, 2010년 투싼ix 개발에 이어 2013년 세계 최초로 투싼 ix35 양산에 성공했다. 2018년 판매를 시작한 수소차 넥쏘(모던 6천890만원~프리미엄 7천220만원)는 5분 충전으로 609km를 주행, 경쟁차인 도요타 미라이(502km, 7천338만원)와 혼다 클래리티(589km, 7천768만원)를 뛰어넘었다.

가격과 주행거리 면에서 단연 세계 1위인데 판매대수는 그렇지 않다. 현대차는 2018년까지 투산ix 916대, 넥쏘 949대 등 1865대(국내 934대, 해외 931대)의 수소차를 판매했는데 절반인 949대(국내 727대, 해외 222대)가 2018년 한 해에 판매된 넥쏘다. 참고로 작년 한 해 국내에서 판매된 전기차는 3만 2천대이다.

2014년부터 판매를 시작한 도요타 미라이는 2018년 말까지 5800대, 2016년부터 판매된 혼다 클래리티는 2000여 대가 판매돼 현대차를 가뿐히 넘어섰다. 가장 큰 시장인 미국 캘리포니아 시장점유율도 도요타 76%, 혼다 13%, 현대차 11% 순서이다. 수소차 세계 1위 등극에 가장 큰 장벽은 극일이다.

2018년 말까지 전 세계에 판매된 수소차는 1만여 대가 채 되지 않으며, 전 세계 자동차 등록대수 7억여 대의 0.0014%에 불과하다. 2018년에 판매된 넥쏘 수소차는 2018년 현대기아차의 자동차 판매대수 755만대의 0.01%이다. '3한4미'(3일 춥고, 4일 미세먼지)의 고통 속에 사는 우리에게 미세먼지를 잡아줘 '달리는 공기청정기'로도 불리는 수소차가 아직은 존재감이 별로 없다.

수소차 대박 실현을 위해 정부와 현대차는 수소차에 각별한 애정을 표시하고 있다. 정부의 수소차 누적 보급 목표를 보면 2019년 2천대, 2020년 5천대, 2021년 9천대, 2022년 8만천대, 2030년 180만대, 2040년 620만대이다. 2025년 수소차 10만대, 2030년 50만대 생산체제 구축을 계획하고 있으며, 2030년에 수소차와 연료전지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1위가 목표다.

경쟁국인 일본은 현재 2천900대 수준의 수소차를 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에 4만대, 2030년까지 80만대까지 보급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수소차 시장 점유율이 일본의 25%에 불과한 우리가 2030년까지 일본보다 2.3배 많은 수소차를 판매해야 한다.

2030년 현대차의 수소차 50만대 생산은 현대기아차의 생산능력 913만대의 5.5%, 2018년 세계 자동차 판매대수 9244만대의 0.5%, 2018년 현대기아차 자동차 판매대수 755만대의 6.6%에 불과하다. 2030년 세계 시장 점유율 0.5%, 현대기아차 판매 대수의 6.6%인 수소차에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그러나 아직은 존재감이 미미한 수소차가 미래차의 한 축을 차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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