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미국 다음으로 경제 좋다는 청와대 발표, 누가 수긍하겠나

청와대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 경제성장률은 2018년 2.7%로 미국 다음으로 2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인구 5천만 명 이상에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이상 국가인 3050클럽 중 양호한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또 올해엔 미국과 공동 1위, 2020년엔 1위로 예측된다고 했다.

청와대가 제시한 자료의 신빙성은 차치하고 경제난으로 국민 대다수가 힘겨워하는 상황에서 미국 다음으로 경제가 좋다는 발표를 수긍할 국민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경제 상황과 동떨어져 뜬금이 없고 어떻게든 경제 성과를 내세우고 싶은 청와대의 몸부림이 안타까울 정도다.

경제지표가 발표될 때마다 역대 최악, 최저, 최대란 수식어가 어김없이 따라붙고 있다. 어제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지난달 구직급여 지급 총액 역시 6천129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국내 경기동행·선행지수는 통계 작성 이후 최장기간인 8개월 연속 동반 하락세를 나타내는 등 경제가 위기에 봉착한 지 오래됐고 국민 대다수가 고통을 겪고 있다.

국민소득 3만달러 달성을 청와대는 경제 치적으로 자랑하고 싶겠지만 이럴 계제가 아니다. 잘못으로 드러난 경제 정책들을 수정·폐기하고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힘써야 할 때다. 당장 정부가 올해 15만 개로 설정한 신규 일자리 창출 목표부터 달성이 힘들다.

문재인 대통령과 경제팀은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보여주겠다고 공언했지만 구체적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경제 위기를 위기로 받아들이지 않고, 그에 따른 선제 대응을 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미국 다음으로 경제가 좋고, 2020년엔 1위를 할 것이란 국민이 납득하기 어려운 발표를 한 것을 보면 청와대가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청와대가 앞장서 비상한 조치를 취해도 모자랄 판에 엉뚱한 자료나 발표하고 근거 없는 낙관론에만 빠져 있어 정말 걱정이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