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강은희 대구시교육감 '성평등 걸림돌상' 수상 두고 여성단체-시교육청 충돌

상장 전달 불발, 양측 간 고성 오가

대구시교육청과 대구 여성단체가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의
대구시교육청과 대구 여성단체가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의 '성평등 걸림돌상' 수상을 놓고 충돌했다. 3·8세계여성의날 기념 대구여성대회 조직위원회 제공.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의 '성평등 걸림돌상' 수상을 두고 대구 여성단체와 대구시교육청이 충돌했다. 여성단체는 강은희 시교육감이 학교 현장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을 외면했다며 상을 전달하려 했지만, 시교육청은 강 교육감의 이름이 명시된 상을 받을 수는 없다며 수상을 거부했다.

'3·8세계여성의날 기념 대구여성대회 조직위원회'는 15일 오전 대구시교육청 앞에서 성평등 걸림돌상 전달 기자회견을 열고 "강은희 교육감이 성폭력 가해자 엄중 처벌과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기는커녕, 가해자 징계를 유보하고 2차 가해자 일부를 승진 조치했다"며 성평등 걸림돌상 선정 이유를 밝혔다.

앞서 지난해 1월 대구 한 고교에서 50대 직원이 무기계약직 여성을 성추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 해결 과정에서 피해자의 신원이 유출됐다는 민원이 접수됐고 시교육청은 감사를 통해 2차 가해자 6명을 적발해 징계, 경고 등의 처분을 내렸다.

이에 대해 조직위는 "시교육청이 재판이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가해자를 직위해제만 하고 징계는 유보했다. 심지어 2차 가해자 중 일부는 지난해 하반기 5급으로 승진했다"며 "이는 대구시교육청이 성폭력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전혀 없는 것"이라 지적했다.

기자회견 뒤 조직위는 시교육청 관계자에게 상장을 전달하려 했으나 불발됐다. 양측은 상장에 강 교육감의 이름이 명시된 것을 두고 이견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 고성이 오가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조직위는 결국 시교육청 출입문에 상장을 붙이는 것으로 전달을 대신했다.

시교육청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강 교육감의 수상자 선정에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시교육청은 "해당 사건에 대한 감사처분이 현 교육감 취임 전 이미 종결된 사항임에도 강은희 교육감의 성명이 명시된 것은 적절치 않다"고 했다.

이어 "지난해 노조에 사건의 경과와 조치사항, 성폭력 예방에 적극 노력할 것임을 충분히 설명했다"고 주장했다. 2차 가해자의 승진에 대해서는 "해당 직원의 비위 정도를 감안해 경고 처분을 했고 이는 법령에서 정한 승진제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같은 성폭력 사건이 발생한 타 기관은 성평등 걸림돌상 수상에서 기관장 이름이 빠졌다"며 "교육감 이름을 빼면 상을 받겠다"고 말했다.

여성단체 관계자가 대구시교육청 출입문에
여성단체 관계자가 대구시교육청 출입문에 '성평등 걸림돌상' 상장을 붙이고 있다. 3·8세계여성의날 기념 대구여성대회 조직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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