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몰카 범죄 기승부리자 경찰 특별 단속

지역에서도 지난 3년간 교제 여성 5~6명 몰카 촬영 30대 수사
만연한 몰카 범죄 전체 성폭력 범죄 10건 중 2건

29일 대구 도시철도 직원들이 반월당역 화장실에서 전파, 적외선 탐지기로 몰래 카메라 설치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대구도시철도공사는 몰래카메라 탐지기 23대를 추가 도입, 총 36대를 활용해 매일 전 역사를 돌며 성범죄 예방활동을 펼치기로 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29일 대구 도시철도 직원들이 반월당역 화장실에서 전파, 적외선 탐지기로 몰래 카메라 설치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대구도시철도공사는 몰래카메라 탐지기 23대를 추가 도입, 총 36대를 활용해 매일 전 역사를 돌며 성범죄 예방활동을 펼치기로 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지난달 수성구 범어동 남자 친구 집에 홀로 남아있던 A씨는 책상 서랍에 있던 외장하드를 열어보고는 큰 충격을 받았다. 자신과의 성관계 장면이 담긴 영상이 다수 발견됐기 때문이다. A씨는 남자 친구를 고소했고, 지난 18일 경찰은 남자 친구의 주거지, 휴대전화, 차량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해당 남성의 집과 휴대전화 등에서 30초~1분 안팎의 성관계 동영상 50여개가 발견했다"며 "영상들은 집안 탁상시계에 숨겨진 몰래카메라를 통해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며 지난 3년간 이 남성과 교제해온 여성 대여섯명의 모습이 담겼다"고 했다.

경찰은 이 남성을 불구속 입건하고, 불법 촬영 규모와 유포 여부 등에 대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유포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라며 "조만간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정준영 몰카 유포 사태로 '몰카 범죄'가 뜨거운 이슈로 떠오르면서 여성들의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경찰청은 19일부터 불법 촬영물에 대한 특별단속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몰카 범죄는 전국적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경찰청이 지난해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몰카 범죄로 검거된 피의자는 2014년 2천905명, 2015년 3천961명, 2016년 4천499명, 2017년 5천437명 등 총 1만6천여명에 달한다.

이들 가운데 피해자와 잘 알고 지내는 면식범이 15.7%로, 애인(1천230명), 친구(372명), 직장동료(306명) 순이었다.

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지역에서 발생한 몰카범죄는 2016년 266건, 2017년 250건, 지난해 197건 등 총 613건에 달했다. 같은 시기 발생한 성폭력 범죄는 모두 3천597건으로, 전체 성범죄 10건 중 2건가량이 몰카 범죄인 셈이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많은 여성들이 피해를 입고도 자신이 피해자인 줄 몰라서 신고조차 못하다보니 실제 피해에 비해 신고 건수가 미미하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앞으로 음란사이트, SNS, 개인 간 파일 공유 서비스(P2P) 등에서 유통되는 불법 촬영물 게시자의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 등을 수사관에게 제공하는 음란물 추적시스템을 적극적으로 가동해 유포행위 단속에 나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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