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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에] 문 대통령, 직접 분명한 메시지 보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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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일 경희대 교수
노동일 경희대 교수

'죄송' '반성' 넘쳐난 장관 청문회

이런 사람만 일부러 고른 것인가

자진사퇴·지명철회로 2명 낙마

文대통령이 명확한 사유 밝혀야

대통령의 모든 행위는 이유가 있다.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도 국민에게 전하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언론과 국민은 대통령이 어느 곳을 가는지, 누구를 만나는지를 보며 대통령과 정권의 의도를 짐작하려 촉각을 곤두세운다. 때로는 언어로 표현되지 않는 메시지가 더 의미 있는 경우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서해수호의 날에 "마음 한쪽은 서해로"라는 말을 남기고 대구로 향했다. 국민들이 문 대통령의 말에 귀를 기울였을지 발걸음에 주목했을지는 물으나 마나다. 정치인들의 말보다 실제 행동에 진심이 담겨 있다는 것을 다 알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정치 행위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중 하나로 국무위원, 즉 장관 선임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대통령제하의 장관은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최고 참모이다. 대통령과 정권의 이념과 철학을 국정 일선에서 구현할 최전방 지휘관이기도 하다. 당연히 대통령이 가장 신임할 수 있고 능력 있는 사람을 골라 일을 맡겨야 한다. 도덕성도 중요하다. 일을 잘하는 게 중요하지 도덕성을 까다롭게 따질 필요는 없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우리처럼 굴곡진 역사를 가진 나라에서 제대로 된 사람을 찾기 어렵다는 말도 있다. 안 될 말이다. 한 사람의 과거를 따지는 것은 이른바 신상털기를 하자는 게 아니다. 미래는 예측 못 하지만 과거를 돌아보면 장차 어떨지 짐작할 수 있다. 국민이 청문회를 주목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개각 명단에 오른 7명 장관 후보들의 청문회가 끝났다. 어쩌면 하나같이 '죄송'하고 '송구'하고 '반성'한다는 사람들만 있을까. 이념보다 전문성 위주로 찾다 보니 이런 지경이라는 것을 보여주려고 일부러 고른 것은 아닌지 의아할 정도이다. 대한민국을 책임질 장관들이 정말 이 정도 인물들밖에 없나 화가 치밀어 오른다. 투기, 탈세, 위장전입, 저질 막말. 청문회의 원조 격인 미국 같으면 모두가 아예 청문회 석상에 오르지도 못할 사람들이다. 자녀 특혜 채용, 특혜 분양 의혹 등은 수사 대상이다. 자신의 말과 행동 등 과거를 깡그리 부인하고, 자리를 구걸하는 면면은 자세히 거론하고 싶지도 않다.

어이없는 것은 애당초 청와대의 반응이다. 검증 과정에서 다 알고 있었다고 한다. '춘풍추상'이라는 말의 뜻이 '우리 편에게는 봄바람처럼, 다른 편에게는 서릿발처럼'이란 것은 아닐까 의구심이 든다. 가장 궁금한 점은 문 대통령의 생각이다. 이들을 내세워 국민들에게 전하려 한 메시지가 무엇일까. 이들처럼 살아야 장관이 될 수 있다는 것인가. 지금까지는 아니었어도 앞으로 이들처럼 살라는 것인지. '정의' '공정' '촛불 정신'은 이제 폐기했다는 말인가. 여권에서는 최정호, 조동호 두 사람의 낙마로 곤경을 모면하려는 모양이다. 내심 '정치 공세' '국정 발목잡기'라고 규정하고 싶지만 선거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국민은 그렇게 슬그머니 넘어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지금 국민이 듣고 싶은 것은 대통령의 분명한 메시지다. "검증 과정에서는 몰랐어도 청문회를 보니 안 되겠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문제 후보들의 지명을 철회하는 것이다. 자진사퇴 사유, 지명철회 이유를 직접 명확히 밝혀야 한다. 이처럼 명확한 태도 표명은 정치적으로 밀리는 게 아니다. 오히려 여론과 국회를 존중하는 모습으로 박수를 받을 것이다.

문 대통령은 과거 "청문회 때 많이 시달린 분들이 일을 더 잘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번에도 청문보고서 채택 여부와 관계없이 여러 장관 임명을 강행할 가능성이 많아 보이는 이유이다. 그렇더라도 그런 식의 발언은 삼가 주었으면 좋겠다. 청문회 제도와 국회, 국민 여론을 무시하는 메시지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말했으면 좋겠다.

"청문회 과정에서 나온 문제들을 장관들은 잘 알고 있을 줄 압니다. 그런 우려들을 잘 새겨서 몸가짐을 조심하고 국정 운영에 전념하여 국민의 박수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주기 바랍니다." 이런 대통령의 메시지를 듣고 싶다는 국민의 바람은 누군가의 말처럼 '연목구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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