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파리의 상징·인류의 유산' 불탔다…노트르담 대성당 대화재

화염 1시간만에 지붕 무너져…첨탑서 연기난 뒤 불길, 실화 가능성에 무게
관람객 입장 직전 대성당 문 닫혀 아찔한 순간
가시면류관 등 일부 귀중한 유물 구해

프랑스 파리의 상징으로 최대 관광명소 중 한 곳이자 역사적 장소인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15일 저녁(현지시간) 큰불이나 지붕과 첨탑이 붕괴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13세기 쌍탑과 서쪽 정면 등 주요 구조물은 불길을 피해 보존됐으며 불행 중 다행으로 별다른 인명 피해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파리시와 프랑스 내무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50분께 파리 구도심 센 강변의 시테섬에 있는 노트르담 대성당의 첨탑 쪽에서 시커먼 연기와 함께 불길이 솟구쳤다. 경찰은 즉각 대성당 주변의 관광객과 시민들을 대피시켰고, 소방대가 출동해 진화작업을 벌였지만 네시간 넘게 불이 계속되다 불길이 잡혔다. 프랑스 당국은 이번 화재로 사망자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화재 발생 당시는 아찔한 순간의 연속이었다. 관람객들이 노트르담 대성당 내부로 들어가려고 할 때 아무런 설명 없이 대성당의 문이 갑작스럽게 닫혔다고 한다. 그 직후, 96m 높이의 대성당 첨탑에서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연기는 회색으로, 그다음엔 검은색으로 변하더니 대성당을 휘감기 시작했다. 대성당 내부도 불길에 휩싸인 것이 명백해 보였다. 곧이어 주황색 화염이 첨탑에서 솟아올랐고 빠르게 번져나갔다. 대성당의 문이 조금만 늦게 닫혔더라면 대형 참사가 발생할 수 있었던 위기일발의 순간이었다.

건물 전면의 주요 구조물은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성당 내부 목재 장식 등에 불이 옮겨붙으면서 진화작업은 어려움을 겪었다. 소방당국은 건물 붕괴 위험 때문에 공중에서 많은 양의 물을 뿌리는 것은 해결 방법이 아니라고 언급했다. 이날 불이 난지 1시간여 뒤 나무와 납으로 만들어진 첨탑이 무너졌다.진압 작전은 불길을 잡고 화재가 서쪽 정면(파사드)에 있는 13세기에 만들어진 두 개의 석조 종탑으로 옮겨붙지 않도록 하는 데 집중됐다고 전했다.

프랑스2 방송이 전한 현장 화면에서는 후면에 있는 대성당 첨탑이 불길과 연기 속에 무너지는 모습도 잡혔다. 정확한 화재 원인은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경찰은 첨탑 보수 공사를 위해 설치한 시설물에서 불길이 시작된 것으로 보면서 방화 보다는 실화나 사고에 무게를 두고 있다.

노트르담 성당 주임 신부인 파트리크 쇼베는 가시면류관과 13세기 프랑스 루이 왕이 입었던 튜닉(상의) 등 귀중한 유물들을 현장에서 구해냈다고 밝혔다.그러나 수많은 목재로 이뤄져 '숲'이라 불리던 13세기 지붕 구조물은 결국 소실됐다. 김지석 선임기자 jiseok@imaeil.com·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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