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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에 '통행료'로 넘긴 명화…美법원 "법적 주인은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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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 후손, 카미유 피사로 작품 반환소송 패소

80년 전 유대인 여성이 독일 탈출을 묵인해주는 대가로 나치에게 넘겼던 명화의 주인을 가리는 소송에서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이 스페인 미술관의 손을 들어줬다고 영국 BBC 방송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송 대상이 된 명화는 프랑스 인상파 거장 카미유 피사로의 1897년작 '오후의 생토노레 거리, 비의 효과'로, 3천만 달러(349억원)가 넘는 가치가 있다고 평가받는다. 이 그림은 피사로가 자신이 묵고 있던 호텔 객실의 창문에서 비오는 거리를 캔버스에 담은 작품으로, 유대인 여성 릴리 카시러의 시아버지가 1900년 피사로의 작품중개상을 통해 샀다.

이후 이 그림을 유산으로 물려받은 카시러는 1939년 2차 세계대전이 시작되기 몇 달 전 독일을 탈출했는데, 당시 나치 소속 관리가 그에게 출국비자를 주는 대가로 그림을 달라고 강요해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 문제의 그림은 여러 차례 주인이 바뀐 뒤에 독일 기업가이자 미술품 수집가였던 한스 하인리히 티센 보르네미사 남작의 차지가 됐다.

보르네미사 남작은 1993년 이 작품을 포함한 자신이 수집한 수백점의 수집품을 스페인에 매각했고, 이들 작품은 마드리드에 그의 이름을 딴 '티센 보르네미사 미술관'이 보유하게 됐다. 그러다 1999년 카시러의 친구가 티센 보르네미사 미술관에 이 작품이 있다고 알려줬고, 카시러는 2005년 미국 법원에 반환소송을 냈다.

카시러는 2010년 숨졌고, 그의 아들이 소송을 계속 진행한 결과 지난달 30일 결국 패소 판결을 받았다. 존 월터 판사는 이 작품이 법적으로 미술관의 소유라고 판결하면서도 이는 국제사회의 나치 약탈 예술품 반환에 대한 '워싱턴 합의'에 어긋난다며 스페인의 합의 불이행을 지적했다. 나치가 약탈한 예술품은 빼앗긴 사람의 상속자에게 반환해야 한다는 내용의 '워싱턴 합의'에는 스페인을 포함해 44개국이 1998년 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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