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중 무역협상 이르면 10일 타결…대구경북 중간재·설비 업체 '간접수혜' 기대

미국과 중국이 오는 10일쯤 무역협상 타결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과 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대구경북 중간재·설비 생산업체들은 협상 타결로 인한 투자확대 등 간접 수혜를 기대하고 있다.

미국 CNBC 방송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중 무역협상 타결이 10일까지 가능할 것이라고 1일(현지시각) 전했다. 이번 주 중국 베이징에서 고위급 무역협상을 진행한 미중 무역대표단이 오는 8일 미국 워싱턴에서 협상을 이어가 최종 합의에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은 5월 말이나 6월 초에 열릴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이 담판을 벌여 최종 합의문에 서명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중국은 대부분 현안에서 공감대를 이뤘고, 기존 관세의 철폐 문제가 막바지 걸림돌로 남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500억 달러어치 중국산 수입품에 25%, 2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는 10%의 관세를 각각 부과하고 있다. 중국은 이들 관세를 아예 폐지하기를 원하지만 미국은 중국의 합의이행을 강제하는 '지렛대'로서 일부 관세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미국이나 중국에 중간재나 생산 설비를 납품하는 대구경북 업체들은 협상 타결 가능성을 반겼다. 이들은 미국과 중국 간 합의가 설비 투자로 이어지면 기계류를 생산하는 대구경북 업체의 매출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대구 성서산단에서 절삭 설비를 수출하는 A업체 대표는 "중국 공장에 수출이 늘다가 지난해 감소했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중국 업체들이 투자를 줄이고 내수로 전환했기 때문"이라며 "중국의 대미 수출이 활성화되면 대구경북 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미중 무역 협상이 지역 경제 전반에까지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역 주력 수출품목인 자동차 부품이나 섬유의 경우 수출 뒤 미국이나 중국으로 재차 팔리는 업종이 아니어서 관세 완화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무역분쟁이 촉발됐던 지난해 대구 수출액은 오히려 역대 최대 규모인 80억달러를 돌파하며 선전했다.

류승민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본부 과장은 "작년 미중 무역분쟁으로 우려가 컸지만 실제로 대구경북 수출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마찬가지로 타결이 되더라도 수출이나 투자가 크게 늘어날 여지가 많지 않다"며 "장기적으로 보면 이번 협상에 맞춰 우리나라도 중국과의 FTA 재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이때 조정되는 관세는 대구경북 수출기업에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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