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수많은 순례자가 부처님이 태어나신 룸비니를 찾는다.
룸비니(Lumbini)는 네팔 테라이 지방 남서부에 있다. 인도의 불교 쇠퇴와 함께 15세기 이후 황폐해져 19세기 말까지 기록상에만 전해지는 성지였고 정확한 위치는 밝혀지지 않았다. 그렇게 수백 년 동안 방치되었다가 1896년 독일 고고학자인 포이러(Feuhrer) 박사가 히말라야 산기슭의 작은 언덕을 배회하다가 석주 하나를 발견하면서 세상에 널리 알려졌다.
석주에는 바라미(Brāhmī) 문자로 "신들의 사랑을 받는 아쇼카는 즉위한 지 20년이 지나 친히 이곳을 찾아 참배하였다. 여기서 부처님이 탄생하셨기 때문이다. 그래서 돌로 말의 형상을 만들고 석주를 세우도록 했다. 이곳에서 위대한 분이 탄생한바 경배하기 위한 것이다. 룸비니 마을은 조세를 면제하고 생산물의 8분의 1만 징수하게 한다"는 내용이 새겨져 있다.
부처님이 실존했던 분인가를 두고 19세기 말에 서구학자들 사이에는 의견이 분분했다. 그러나 아쇼카 석주의 명문으로 석가가 신화 속 인물이 아니라 역사적 실존 인물임을 확인하고 논란은 사라졌다. 룸비니는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아놀드 토인비는 아쇼카 왕을 "인류 역사상 수많은 군주 가운데 가장 훌륭한 업적을 남긴 군주이자 성왕"이라고 칭송했다. 인도 역사에서 가장 넓은 통일제국을 건설했던 그는 아쌈 지역과 현재의 인도 전역과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네팔 등을 포함하는 인도 대륙의 대부분을 지배했다.
그는 살육과 폭력에 의한 승리는 진정한 승리가 아니며 '법에 의한 승리'만이 진정한 승리라고 생각했다. 그 뒤 전쟁과 물리적 점령을 포기하고 "인간의 본질은 평등하다"는 불교의 진리에 귀의하여 일체의 생명을 사랑하고 관용과 인내, 이익과 안락을 도모하는 문화 정책으로 전환하여 위대한 군주가 되었다.
룸비니는 현재의 네팔 남부와 인도의 국경 부근인 히말라야 산 기슭의 카필라성을 중심으로 한 석가족의 작은 나라였다. 석가모니 붓다는 그 나라의 왕 슈도다나(Suddhodana·淨飯王)와 왕비 마야(Maya·摩耶)부인 사이에서 왕자로 태어났다.
기원전 563년 마야부인은 당시의 관습에 따라 출산을 하기 위해 친정으로 가던 중 룸비니 동산에 있는 무우수(無憂樹·sal tree) 나무 아래에서 잠시 쉬게 되고 그곳에서 아기를 낳았다. 아기가 태어나면서 오른손은 하늘을 왼손은 땅을 가리키고 사방으로 일곱 걸음을 걸으면서 외친 탄생게가 그 유명한 '天上天下 唯我獨尊 三界皆苦 我當安之'(천상천하 유아독존 삼계개고 아당안지: 하늘 위아래에 오직 나 홀로 존귀하나니 온갖 괴로움으로 덮인 세상 내 마땅히 평안하게 하리라)이다.
석가는 샤카(Sakya)라는 민족의 명칭을 한자로 발음한 것이고 모니(muni)는 '성인'(聖人)이라는 의미이다. 석가모니는 '샤키아 족 출신의 성자'라는 뜻이다. 그분의 성은 고타마(Gautama)이고 이름은 싯다르타(Siddhartha)이다. 35세 깨달음을 얻어 붓다(Buddha·佛陀)라 불리게 되었다.
"천상천하에 현재 자신이 가장 존귀하다"는 이유를 일러주신 부처님의 말씀은 나보다 못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진리를 담고 있다. 그분이 이 세상에 오시기 전에는 무한한 능력과 무한한 지혜를 본래 자신이 지니고 있었는지 사람들은 모르고 살아왔다. 사람이 하늘이고 부처이다. 부처님은 자유와 평등의 인간 존엄성을 회복하고 사회의 주인으로 살아가라고 우리 곁에 오셨다.
현 정부의 한쪽으로 치우쳐진 적패 청산과 경제 실책에서 벗어나 이땅의 모든 국민을 하늘로, 예수님으로, 부처님으로 예우하며 지역 간 계층 간 서로를 존중하고 차별 없는 사회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앞으로 온 국민이 잘사는 경제를 지향하는 쪽으로 궤도를 수정하지 않는다면 국민으로부터 외면받는 정부가 될 것이다. 부디 대한민국이 정의롭고 평화로운 사회가 되길 바란다.
5월 12일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진리의 등불을 밝혀 나라의 행복을 실천해야 한다.
망월사 백련차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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