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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희망프로젝트](18)남호훈 엘리롤하우스 대표

수제 케이크를 만드는 엘리롤하우스 박희진, 남호훈(왼쪽부터) 공동대표. 엘리롤하우스는 그림이나 문구를 그대로 구현한 제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수제 케이크를 만드는 엘리롤하우스 박희진, 남호훈(왼쪽부터) 공동대표. 엘리롤하우스는 그림이나 문구를 그대로 구현한 제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청년 부부가 운영하는 빵집이 독특한 아이템으로 SNS 상에서 화제다. 대구 중구 달성동에서 그림이나 문구를 넣은 케이크를 만드는 '엘리롤하우스' 얘기다.

100%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는 이 빵집은 주문 당시 고객에게 받은 그림이나 문구를 그대로 케이크에 구현해 연예인 팬클럽이나 기념일을 맞은 가족, 연인들에게 인기를 얻었다. 매장에는 빵을 굽는 직원 외에도 그림을 빵에 본뜨는 작업만 하는 직원이 따로 있다. 매출 80% 이상이 대구 이외 지역에서 나오는 '효자 가게'인 셈이다.

남호훈 엘리롤하우스 대표는 케이크를 다 구운 다음 시럽이나 생크림으로 꾸미는 작업을 하는 다른 빵집과 달리 굽기 전 빵 반죽 과정에서 디자인을 삽입하는 점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 덕분에 외부 충격에 훼손되지 않고 자세한 표현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남 대표는 "빵 반죽 때부터 그림을 그려 그대로 굽는다. 그림이나 문구를 수작업으로 넣는 빵집은 있지만 우리처럼 대량 생산에 성공한 곳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현재 하루 최대 200개 주문을 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남 대표는 5년 전까지만 해도 IT기업에 다니던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해외 주재원으로 갈 일이 생기면서 혼자 남게 된 아내 박희진 공동대표가 취미 삼아 제빵학원에 다닌 것이 계기가 됐다.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박 대표가 사진이나 그림을 넣은 케이크라는 사업 아이템을 내놓자 2014년 말 남 대표도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을 도왔다.

엘리롤하우스는 지역 청소년 자립을 돕는 예비 사회적기업이기도 하다. 중·고등학교를 찾아 무료로 제빵 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원하는 학생들에게는 멘토링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멘토링 과정을 마친 학생들에게는 채용을 보장되고 직원 1명과 함께 해외 유명 베이커리 견학도 보내준다. 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데에만 매출액 10%가 쓰일 만큼 규모가 커졌다.

창업 5년도 안된 직원 8명 규모의 빵집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일이지만 남 대표는 사회공헌활동이 밀도 있게, 오랜 시간 이뤄져야 한다고 믿는다. 1년의 사회공헌 프로젝트를 구상한 것도 단기 봉사활동으로는 청소년 삶을 직접적으로 바꾸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그는 "선한 일을 해야 복이 온다는 것이 저희 부부의 평소 생각"이라며 "자영업으로 시작했다가 사회적 기업으로 방향을 튼 것도 이 때문"이라고 소개했댜. 또 "엘리롤하우스를 소셜 프랜차이즈 업체로 키우는 게 장기적 목표"라며 "소외 청소년을 위한 셰어하우스를 만들고 취업 기회도 확대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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