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공원 일몰제에 따라 경북에서는 공원 면적 60% 이상이 사라질지 모른다. 매일 산책하고 등산하는 공원이 갑자기 없어지면 누구라도 상실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내년 7월이면 이런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경북도와 23개 시군은 대책 마련에 소홀하기 짝이 없다.
지방자치단체가 20년 넘도록 공원으로 조성하지 않아 도시계획에서 해제되는 경북지역 공원 면적은 44.4㎢다. 경북 전체 공원 면적(72.4 ㎢)의 61.3%에 달하고 울릉도 절반 이상의 방대한 크기다. 일몰제 대상 공원 매입에 필요한 예산은 3조4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이지만, 경북도나 시군이 준비한 예산은 거의 없다.
지자체들이 선호하는 방식은 민간 자본을 끌어들여 아파트, 상가를 짓는 일이다. 민간 업체가 공원용지 중 30% 미만을 개발하고 나머지는 공원으로 꾸며 기부채납하는 방식이지만, 제대로 진척될 리 없다. 아파트, 상가가 들어설 만한 입지는 주민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공원과 겹칠 수밖에 없어 주민 항의가 쇄도하고 있다. 멀쩡한 산을 깎고 자연환경을 훼손해 난개발 가능성도 높다.
구미는 공원 3곳을 민간 업체에 맡겨 개발하려 했지만, 아파트 공급 과잉을 우려한 시의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포항, 안동 등에서도 비슷한 형태의 개발을 시도하고 있지만, 주민 반발로 좌초 위기다. 민간 개발 방식은 주민 반발만 불러올 뿐, '공원 보존'이라는 원래 목적을 살리기 어렵다.
지자체가 주요 거점 공원을 매입하는 것이 유일한 대안일 수밖에 없다. 정부가 나몰라라 한다고 해서 지자체도 손 놓고 있어선 안 된다. 경북은 범어공원 문제로 홍역을 겪는 대구는 물론이고 비슷한 처지에 있는 광역지자체들과 연대해 대처해야 한다. '공원도 국민 복지의 일환'이라는 공감대를 앞세워 정부와 정치권을 상대로 예산 확보에 나서는 방법 외에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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