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터무니없는 '3공단 괴담' 상식적인 판단과 분별력 아쉽다

지역사회의 어려운 정치·경제적 상황을 비집고 최근 가짜 뉴스가 무차별 확산하고 있다. 몇 달새 SNS나 입에 입을 타고 빠르게 퍼진 '대구 3공단 연쇄 자살' 소문이 대표적인 사례로 아무런 근거 없는 헛소문이 확대재생산된 결과다. 이런 괴담은 시민 불안 심리를 자극할 뿐만 아니라 지역 내 정상적인 여론 생성이나 상황 인식에 혼선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가 요구된다.

'3공단 괴담'의 요지는 계속된 불경기로 기업 사정이 어렵자 사업주와 노동자 여러 명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것인데 실체가 명확하게 드러난 사건이 없고 선뜻 사실로 받아들이기도 힘든 일이다. 그럼에도 소문이 꼬리를 물고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자극적인 괴담을 만들어내고 마치 실제 있었던 일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많아지고 있다. 한마디로 대중의 착각과 편향된 현실 인식을 부르는 헛소문이라는 점에서 당국은 그 배경에 대해 철저히 분석하고 예방 대책도 세워야 한다.

물론 가짜 뉴스가 화젯거리가 되고 거리낌 없이 통용되는 지역사회의 어려운 환경 요인도 송두리째 부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무책임한 가짜 뉴스를 부지불식간에 언급하면서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거나 지역사회 분위기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소문에 대한 바른 이해와 신중한 접근법이 절실하다. 대구가 처한 현실과 괴담은 근본적으로 서로 맞물려 돌아갈 수 없는 전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괴담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려는 시민 문의가 이어지자 북부경찰서는 그제 "시중에 떠도는 갖가지 소문은 사실과 다르다"며 공식 입장을 밝혔다. 또 북구의 한 의원도 관계 기관에 소문의 실체를 직접 확인한 뒤 SNS를 통해 뜬소문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그런데도 '카더라' 식의 소문이 숙지지 않고 있다니 안타까운 현실이다. 지금이라도 상식선에서 가짜 뉴스를 이해하고 수용하는 시민의 지혜와 분별력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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