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낙동강 상류 새의 떼죽음, 원인 반드시 밝혀야

올 들어 지난달 5일부터 9일 동안 낙동강 상류인 안동시 와룡면 오천리 일대 왜가리·백로 집단 서식지에서 100마리 넘는 새들의 폐사체가 발견됐다. 지난 2017년 300여 마리, 지난해 200여 마리에 이어 또다시 새들이 집단 죽음을 맞은 셈이다. 반복되는 낙동강 상류 새 떼의 폐사체 발견이 놀랍고 두렵지 않을 수 없다.

낙동강 상류에서 되풀이되는 왜가리 등 조류와 물고기의 떼죽음은 사실 어제오늘만의 일은 아니다. 그러나 올해 새들의 폐사체는 과거와 달리 극히 짧은 기간에 일어난 것이어서 더욱 걱정이다. 집단 폐사 원인은 알 수 없지만 중금속에 오염된 낙동강 어류를 먹이로 한 탓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는 과거 조사에서 안동호 토양과 어류의 몸속에서 카드뮴과 같은 중금속이 검출된 사실에서도 짐작할 수 있다. 특히 낙동강 상류인 경북 북부는 폐광산이나 영풍석포제련소처럼 중금속 배출을 의심받는 시설이 여럿 있다. 이어지는 왜가리, 백로 등의 떼죽음도 이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마침 대구지방환경청과 경북도, 안동시는 물론 낙동강환경사랑보존회 등 민관(民官) 8개 기관·단체가 지난 4월부터 12월까지 합동으로 '안동댐 왜가리·백로 서식지의 번식 및 폐사실태 조사연구' 용역사업에 들어갔다. 이번에 이뤄질 민관 합동정밀조사를 통해 반드시 원인을 밝혀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더 늦기 전에 제대로 된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이들 생명체의 죽음을 통한 자연의 경고는 인간을 향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지금처럼 그냥 두면 다음 차례 희생은 자명하다. 특히 낙동강 물을 마시고 어쩔 수 없이 낙동강에 기대야 하는 대구경북인들임을 명심해야 한다. 이번 합동 조사에 나서는 기관·단체 참여자들의 어깨가 무거운 까닭이다. 힘들지만 원인을 명백히 밝혀 이젠 말없는 생명체의 떼죽음을 막아야 한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