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산자인단오제 전통문화 전승에는 기여하지만 경제적 효과는 글쎄

자부심에 걸맞는 인식 전환과 불법 영업 막아 지역 상경기 활성화 위한 강력한 의지와 법 집행 필요

경산자인단오제가 지역 전통문화를 전승하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지만 지역 상인보다는 외지에서 와 불법 영업을 하는 노점상들의 배만 불리는 현상이 수년째 계속되고 있어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경산자인단오제는 신라시대 때 왜구로부터 경산 자인 고을을 지킨 수호신으로 추앙받고 있는 한장군에게 행하는 제례로, 단오절에 한장군대제를 올리고 난 뒤 자인 단오큰굿, 호장장군 행렬, 여원무, 자인팔광대, 씨름, 그네 등의 각종 민속연희를 연행하는 방대한 형태의 고을 굿이다.

자인단오제는 1968년 부활된 뒤 1973년 국가 중요무형문화재 제44호로 지정됐다. 한장군놀이보존회(현 경산자인단오제보존회)를 중심으로 자인지역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찬조를 통해 자인단오제를 오랫동안 전승 발전시켜 왔다는 것에 자인지역 주민들의 자부심이 대단하다.

1970년대 격년제로 열리던 자인단오제는 1996년부터 경산시가 후원하면서 매년 열리고 있다. 올해도 경산시로부터 5억5천만원(홍보비 제외)의 예산을 보조받은 (사)경산자인단오제보존회가 단오제를 주최·주관해 전통 민속문화를 전승하고 있다.

경산자인단오제에서 지역주민들이 여원무를 추고 있다. 경산시 제공
경산자인단오제에서 지역주민들이 여원무를 추고 있다. 경산시 제공

하지만 자인지역 원로들은 2000년대 접어들면서 지역 주민들의 자인단오제에 대한 자발적인 동참과 관심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 아쉬워하고 있다. 강릉단오제나 일본의 마츠리(축제)처럼 지역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나 이벤트 개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2019 경산자인단오제에서 자인팔광대보존회원들이 공연을 하고 있다. 김진만 기자
2019 경산자인단오제에서 자인팔광대보존회원들이 공연을 하고 있다. 김진만 기자

실제로 볼거리와 즐길거리 부족으로 단오제 주 행사장인 단오마당의 공연 프로그램을 즐기는 관람객보다 인근에서 열리는 품바공연을 즐기는 관람객 수가 3~5배 더 많은 실정이다.

2019 경산자인단오제 기간 동안 펼쳐진 한 품바공연에 단오제 주 행사장에서 펼쳐진 공연보다 3~5배 많은 인원이 몰려 대조를 이뤘다. 김진만 기자
2019 경산자인단오제 기간 동안 펼쳐진 한 품바공연에 단오제 주 행사장에서 펼쳐진 공연보다 3~5배 많은 인원이 몰려 대조를 이뤘다. 김진만 기자

더 큰 문제는 수년째 자인단오제 열릴 때마다 지역 상인보다는 외지 노점상들이 들어와 불법 영업을 해 돈을 벌어가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도 자인단오제보존회로부터 먹거리장터를 입찰받은 이벤트업체 외에도 단오마당인 계정숲으로 가는 입구와 육교 주변, 택지개발지구 공터 등 4군데에서 품바공연과 함께 외지 노점상들이 임시영업허가도 없이 불법으로 음식물을 조리 판매하거나 각종 상품을 판매했다.

이들 노점상을 관리하는 사람이 공터를 임대한 뒤 텐트와 가스시설 등을 설치해 주고 노점상 업주로부터 가게당 수십만원~수백만원의 돈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는 임시영업허가도 없이 음식물을 조리해 판매하는 엄연한 불법 영업이다.

하지만 경산시는 단속은커녕 행사기간 3일만 지나면 그만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어 이같은 불법 영업 행태가 수년 동안 근절되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이 때문에 자인의 일부 자생단체나 지주들도 이권 챙기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자인에서 식당을 하는 자영업자들은 "5억원 이상의 시 예산을 들여 하는 자인단오제가 지역을 홍보하고 지역 상경기 활성화에 도움을 줘야 하는데 효과가 미미하다"면서 "수년째 외지에서 온 기업형 노점상들이 불법 영업으로 돈을 벌어가는 현상이 계속돼서는 자인단오제 개최에 따른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고 했다.

이에 강릉단오제처럼 먹거리 장터와 난장 등에 대해 주최 측이 합법적으로 부스 설치는 물론 수돗물 및 전기 공급을 해주는 등 투명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강릉단오제위원회는 임시영업허가를 받은 지역 내 업소를 대상으로 일정액을 받고 분양하고 그 수익금을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경산시와 자인단오제보존회 관계자는 "외지 노점상들의 불법 영업에 대해 지도단속을 하려고 해도 영업기간이 짧고 관련법도 애매해 적용에 한계가 있다"며 "이에 대한 단속 방안을 연구해 문제점을 개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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