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방화, 고속도로 역주행 사고 등 조현병 환자와 관련한 범죄들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사회적 불안감이 증폭되고 철저한 환자 관리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우려가 정신질환자에 대한 '낙인'으로 이어져서는 안되며, 질환을 이해하면서 환자의 치료와 회복을 돕는 사회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특히 환자 가족 등 주변의 사람들의 관심과 관여하는 방법에 따라 조현병 재발율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인구 100명 1명꼴로 조현병 경험
과거 정신분열증으로 불리던 '조현병(調絃病)'의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모른다. 과도한 스트레스가 원인으로 뇌의 일부 기능이 너무 과민해지고 불안정해져서 몸과 마음의 이상 증상으로 발현되는 것이 유력한 가설이다.
국민건강보험에 따르면 조현병 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2017년 기준 10만7천여명이지만, 국내 환자는 약 50만명으로 추산한다. 인구 100명당 1명(1%) 꼴로 조현병을 경험하는데, 이는 국가·인종·문화·학력·소득과 관계없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조현병의 진단은 정신건강전문의의 임상면담을 바탕으로 이뤄지는데, 경험한 증상과 대인관계, 학교 또는 직장에서의 기능 등에 관한 질문을 한다.
조현병 증상은 외부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여 부조화된 양성증상(환각, 망상, 환영, 환청)을 경험하고 대인 관계에서 지나친 긴장감 혹은 타인의 시각에 대한 무관심, 기이한 행동을 보이는 음성증상을 보인다. 추가적으로 언어 관련 장애나 기분장애 등도 동반된다.
조현병은 늘 같은 상태가 계속되는 것은 아니다. 경과에 따라 ▷전조기 ▷급성기 ▷소모기(휴식기) ▷회복기 등 크게 4부분으로 나눈다.
먼저 전조기의 모습은 불안, 초조와 피로한 상태에서 다른 사람으로부터 무시당하고, 거부당하는 등의 계기로 수면장애, 청각과민, 변덕스러운 기분이 나타난다.
급성기는 불안이나 공포 때문에 초조한 기분이 심해진다. 능숙하게 말로 표현하는 것도 어렵게 되고 소리나 빛에 과민해지고 환청이 들리거나, '나를 노리고 있다' '세상이 끝났다'며 겁낼 때도 종종 있다. 주위에서 불안이나 공포를 이해해주지 못한다고 느끼면, 행동이 거칠어지거나, 감정을 터뜨리기도 한다.
급성기 위기가 지나가면, 피로감이나 귀찮아하는 마음이 강해지고 아무것도 하기 싫고, 틀어박히기 쉬운 시기(소모기)가 온다. 약물치료의 영향도 있어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회복기는 서서히 활동범위가 늘어나고, 행동이 증가한다. 처음에는 수동적이다가 점차 자발적인 행동을 하게 된다. 이 시기에는 약물 치료 외에 다양한 심리사회적 지원 및 재활이 도움이 된다.
◆가족이 가장 훌륭한 치료자
조현병의 치료와 지원은 기본적으로 약물치료와 정신사회재활치료다. 두 치료는 어느 하나가 없어도 회복이 잘 되지 않는다.
신경시스템에 작용하는 항정신병약이 주가 되는 약물치료는 복약을 계속하면 재발률이 4분의 1로 떨어진다. 증상이 일단 좋아졌다고 자의적으로 복약을 중단해서는 안된다.
정신사회재활치료은 약물치료로 조현병 증상이 안정화 되면 일상생활이 가능한 기능 회복을 돕는다.
대체로 심리교육, 작업치료. 인지행동치료, 생활기술훈련 등이 이루어지지만, 재발 방지를 장기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가족심리교육(FPE)이 중요하다.
환우 가족들이 함께 모여 치료와 재활과정을 인식하고, 어려움을 함께 공감하면서 정서적 연대감을 확장하는 기회를 얻는다.
가족심리교육을 첫 도입한 대동병원 박상운 병원장은 "조현병의 가장 훌륭한 치료자는 곁에 있는 가족"이라며 "약물치료와 함께 생활기술훈련, 가족심리교육을 동반했을 때 25개월 동안 조현병이 재발하지 않는 비율이 80% 이상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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