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갈등 국면 속에서 경북 일선 시군이 일본 우호·자매 도시와의 각종 교류 행사 추진 여부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일부 시군은 행사를 취소·연기했지만, 수십 년간 이어온 교류 행사를 정치적 이유로 중단하기 어렵다는 입장도 있다.
6일 경북도에 따르면 포항, 구미, 경주 김천 등 10개 시군은 일본 17개 지방자치단체와 우호·자매교류 도시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해마다 각종 행사나 축제 참가 등으로 교류 활동을 한다.
하지만 최근 한일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교류 행사의 정상 추진 여부를 두고 고심에 빠졌다.

경산시는 이달 6일부터 4일간 자매도시인 교토부 조요시와 중학생 상호 교류 행사를 진행하려 했으나 지난달 24일 연기 의사를 전했다.
영주시는 우호교류 도시인 시즈오카현 후지노미야시에 이달 2일부터 4일간 보낼 예정이던 문화교류단 파견 일정을 취소했다. 시는 "한일 간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지난달 23일 후지노미야시에 취소를 통보했다"고 했다.
포항시의회는 자매도시인 니가타현 조에쓰시 측의 '가을쯤 포항시의회를 초청하고 싶다'는 현지 언론 보도상 의사 표시가 있었지만, '초청에 응하기 어렵다'는 내부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신규 자매도시 체결도 삐걱거리고 있다.
안동시는 9월 예정된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에 자매도시 협약 체결을 준비 중인 기후현 다카야마시 시장단 방문을 추진하고 있어 정세를 살피고 있다. 안동과 비슷한 문화·지리 특성을 지닌 다카야마시는 안동시와의 문화교류에 적극적이었다.
시는 경제 문제를 문화교류 행사에까지 적용하는 게 맞는지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며 초청 취소 등 결론은 내리지 못했다.
경북도는 다음 달 27~29일 일본 에히메현에서 열리는 한중일 지방정부 회의 참석 여부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애초 도는 이때 중국 산시성과 에히메현 간 3각 자매도시 체결을 검토 중이었으나 여의치 않게 됐다.
반면 '수십 년간 이어오던 우호·자매 도시 간 교류 행사의 갑작스러운 중단은 곤란하다'는 입장을 내놓는 곳도 있다.
일본 4개 지자체와 우호·자매 교류 관계를 맺고 있는 경주시는 10월 개최 예정인 신라문화제에 4곳 지자체를 모두 초청했다. 9월 오이타현 우사시의 우사와인축제, 11월 나라현 나라시에서 열리는 동아시아지방정부회합 행사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경주시 관계자는 "나라시와는 50년가량, 오바마시와는 40년 이상 자매도시로 교류를 이어왔다"며 "일본 수출 규제에 따른 불매 운동을 관이 주도할 수 없듯 일본 우호·자매 도시와 지자체 간 교류의 전면 중단도 곤란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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