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전격적으로 사의를 밝혔다. 지난달 9일 취임한 지 불과 35일 만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조 장관의 사표를 수리했으며, 이에 따라 15일부터는 김오수 차관이 법무장관의 직무 대리를 맡게 된다.
문 대통령은 조 장관의 사퇴에 "결과적으로 국민들 사이에 많은 갈등을 야기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조 장관을 둘러싸고 불거진 국론 분열에 대해 사과했다.
이는 현 여권이 내년 4·15 총선을 6개월 앞둔 시점에서 지지율의 급격한 하락을 낳고 있는 '조국 정국'에서 조속히 탈출해 '검찰 개혁'으로 국면 전환을 꾀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조 장관은 이날 오후 2시 '검찰개혁을 위한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입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사직 의사를 밝혔다.
조 장관은 "검찰개혁은 학자와 지식인으로서 제 필생의 사명이었고, 오랫동안 고민하고 추구해왔던 목표였다"며 "검찰개혁을 위해 문재인 정부 첫 민정수석으로서 또 법무부 장관으로서 지난 2년 반 전력질주 해왔고,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졌다. 이유 불문하고, 국민들께 너무도 죄송스러웠다. 특히 상처받은 젊은이들에게 정말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조 장관은 가족에 대한 여러 의혹 제기와 검찰 수사가 사퇴 배경이었음을 사실상 직접적으로 밝혔다.
그는 "가족 수사로 인해 국민들께 참으로 송구했지만, 장관으로서 단 며칠을 일하더라도 검찰개혁을 위해 마지막 저의 소임은 다하고 사라지겠다는 각오로 하루하루를 감당했다"며 "그러나 이제 제 역할은 여기까지라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 장관은 "더는 제 가족 일로 대통령님과 정부에 부담을 드려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제가 자리에서 내려와야, 검찰개혁의 성공적 완수가 가능한 시간이 왔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검찰개혁을 위한 '불쏘시개'에 불과하다.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라고 말했다.
특히 조 장관은 "온 가족이 만신창이가 되어 개인적으로 매우 힘들고 무척 고통스러웠다", "원래 건강이 몹시 나쁜 아내는 하루하루를 아슬아슬하게 지탱하고 있다", "가족 곁에 지금 함께 있어주지 못한다면 평생 후회할 것 같다"며 검찰 수사에 대한 심정을 밝히기도 했다.
조 장관은 취임 이후 추진한 검찰개혁에 대해선 "거스를 수 없는 도도한 역사적 과제가 되었다. 어느 정권도 못한 일"이라고 평가하며 "온갖 저항에도 불구하고 검찰개혁이 여기까지 온 것은 모두 국민들 덕분이다. 국민들께서는 저를 내려놓으시고, 대통령께 힘을 모아주실 것을 간절히 소망한다"고 당부했다.
조 장관의 사의 표명은 이날 오전 11시 정부과천청사에서 특수부 축소 및 명칭변경을 비롯한 검찰개혁 방안을 브리핑한 지 2시간여 만에 이뤄졌다.
법무부는 이날 오후 1시 30분쯤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로 사의 표명 계획을 알렸다.
오후 3시 30분 청사 밖으로 나온 조 장관은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고 송구하고 감사하고 고맙다. 저는 이제 한 명의 시민으로 돌아간다"고 말하며 법무부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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