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인천 잭 니클라우스 골프장에서 막을 내린 KPGA 코리안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PGA투어 신인왕 임성재가 한국과 미국 통틀어 생애 첫 1부 투어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임성재는 2016년 코리언 투어를 시작으로 2년간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투어에서 뛰었으나 우승을 못하고 미국으로 건너갔다. 그리고 신인왕 경쟁에서 밀릴 뻔했으나 자신의 백스윙 속도처럼 꾸준한 성적으로 캐머런 챔프 등의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신인왕 타이틀을 차지했고 2019년 코리안 투어 마지막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임성재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PGA 신인왕의 진가를 발휘했다. 선두와 7타 뒤진 상황에서 정밀한 아이언 샷으로 5타를 줄였으며 이때 그의 백스윙은 평소보다 더 차분하고 느리고 안정적이었다는 사실이다. 마치 올림픽에서 골프 금매달을 획득한 골프 여제 박인비의 백스윙을 다시 보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임성재의 스윙은 박인비의 스윙 리듬처럼 매우 느려 누구나 흉내낼 수 있는 템포를 갖고 있다. 그러나 막상 이같은 백스윙을 모방하려 해도 상체의 꼬임 순간부터 근육의 긴장으로 좀체 느린 백스윙이 실현되지 않는다. 골프의 백스윙은 하체와 상체의 꼬임을 만드는 가장 기본적인 테크닉에 속한다. 이 기본기의 숙련이 골프 실력을 향상시키는데 매우 중요한 과정이기도 하다. 임성재나 박인비의 백스윙 과정에서 주목할 만한 기술은 상체의 등판에 있는 왼쪽 광대근이 확실하게 회전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고 이 꼬임의 과정이 매우 느리고 지속적이라는 점이다.
이 때 팔과 클럽은 상체 회전에 따라 엘리베이터가 수직 상승하듯 그대로 백스윙의 정점에 도달하게 돼 긴장된 다운 스윙을 준비하게 된다. 그리고 이와 더불어 하체의 버팀이 상체의 느린 꼬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다운스윙을 위해 철근을 심은 콘크리트 기둥처럼 버티고 다운스윙으로 향한다. 물론 이 백스윙의 정점에서 힌지나 트렌지션을 통한 지연 타격이 이뤄져 강한 임팩트를 구사하게 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박인비의 백스윙이 중력의 다운스윙을 더욱 생생하게 하는 차이점이 있다.
느린 백스윙은 높은 백스윙 형태를 만들 수 있으며 또 중력이라는 자연적 파워를 덤으로 안겨주는 특혜를 누릴 수 있다. 탄탄한 꼬임에서 출발한 다운스윙은 비거리와 방향성에서도 탁월한 효과를 발휘하기 마련이다. 굳이 임성재의 백스윙 동작을 소개하는 가장 큰 이유는 팔 동작으로 백스윙을 마치고 서둘러 다운스윙으로 전환하는 아마추어들의 습관화된 문제점을 개선하는데 좋은 본보기가 되는 까닭이다.
아마추어 골퍼들의 가장 큰 단점인 빠른 백스윙의 속도는 팔로 스윙을 마치는 잘못을 범하기 십상이며 이 결과는 짧은 비거리와 스핀이 부족한 임팩트를 만들어 볼 컨트롤 기량을 기대하기 어렵게 한다. 누구나 쉽게 흉내낼 수 있을 것 같은 두 프로 선수의 백스윙 속도는 오히려 빠른 스윙의 템포보다 모방하기 훨씬 어렵지만 부단한 연습으로 흉내낼 수 있다면 공 치고 나서 후회할 일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 골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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