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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민심은 안중에도 없는 국회의원 정수 늘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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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27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 4월 총선 국회의원 정수와 관련해 "현행 300석에서 10% 범위에서 확대하는 그런 합의가 이뤄진다면 가장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심 대표는 이날 발언으로 관심을 끄는 데는 성공했지만 당파적 이익을 위해서라면 나라 앞날과 민심, 국민적 여망조차 언제든지 뭉갤 수 있는 우리 정치권의 부끄러운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무엇보다 심 대표의 시각은 실망이다. 국회의원을 10% 늘리면 "가장 바람직하다"고 했지만 이는 말도 되지 않는다. 국민은 결코 이를 바라지 않는다는 사실이 여러 여론조사에서 이미 드러났다. 올해 나온 결과만 봐도 그렇다. 무려 70% 수준에서 국회의원 정수 확대를 반대했다. 되레 정수를 10% 줄이자는 자유한국당 제안에 60%가 찬성한 조사도 있다. 그만큼 국민은 정수 확대를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그런데 심 대표는 거꾸로 민심을 오도(誤導)하니 속내는 오직 자신만의 잇속 챙기기인 듯하다. 과연 국민이 안중에 있는지 의심스럽다.

아울러 심 대표가 극히 민감한 사안을 작정하고 내놓은 주장의 시점은 더욱 부적절하다. 이미 국민은 지난 2개월 넘게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를 계기로 국회와 국회의원의 무능을 질리도록 지켜봤다. 나라는 두 쪽으로 쪼개졌고 국회는 하는 일 없이 허송했다. 국정감사는 생생한 그 현장이었다. 국감다운 국감의 모습은커녕 오로지 진영으로 나눠 싸움질에만 매달리지 않았던가. 무릇 국민은 의지할 데 없어 답답할 즈음에 심 대표가 겨우 내놓은 생각이 제 밥그릇 늘리는 일이니 할 말을 잃을 뿐이다.

국회의원 수가 모자라서, 국회의원 특권이 부족해서 나라가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이 나라 국민은 없다. 내려놓겠다던 특권 포기 약속조차 제대로 지키지 않는 마당에 국회의원을 늘리는 게 바람직하다는 심 대표 발상은 참으로 어처구니 없다. 지금은 갈라진 민심을 모아 추스리고 민생을 돕는 시늉이라도 하는 게 차라리 나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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