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알지만 아무도 몰랐던 당신과 나의 이야기.'
최근 이 한 문구의 의미를 두고 온라인과 오프라인 가릴 것 없이 격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동명의 원작 소설을 기반으로 지난 10월 23일 개봉한 영화 '82년생 김지영' 이야기다. 세대와 성별을 넘어선 공감을 다룬 영화라는 시각과 또다른 젠더 갈등을 부추긴다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책과 영화를 감상한 사람들의 반응은 크게는 '현대 사회 속 여성들의 아픔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와 '비현실적인 내용으로 일부를 확대해 성차별을 유발한다'는 공감과 비공감으로 나뉘고 있다.
책으로 먼저 김지영의 이야기를 접했다는 40대 여성 A씨는 "소설 속 김지영과 비슷한 시기 사회생활을 시작한 나로서는 하나도 공감이 가지 않았다"며 "특히 여성들이 받는 불이익만 내세운다는 점에서 갈등을 조장한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영화 개봉일 날 여자 친구와 함께 관람했다는 B(34) 씨도 "여성들이 겪는 일을 과장되게 부풀린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아쉬움을 남겼다.
반면 김지영이 겪어온 삶과 아픔 그 자체에 공감했다는 의견도 많았다. 가족들과 함께 영화를 보면서 잔잔한 감동을 받았다는 감상평이 줄을 이었다.
자녀와 함께 영화를 봤다는 C(58) 씨는 "우리 땐 여자가 시집을 가서 집안일과 양육을 담당하는 것을 당연하다고 여겨왔는데 사회가 많이 바뀐 것 같다"라며 "집안일과 시댁문제로 부부가 부딪히는 장면이 특히 공감됐다"고 했다. 함께 영화를 본 아들 D(29) 씨도 "어머니가 겪어온 힘든 삶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됐다"고 했다.
영화를 주제로 젠더 갈등을 부추기는 현상 자체가 잘못됐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영화가 왜 논란이 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대학생 E(22) 씨는 "이전에도 비슷한 영화들이 많이 있었고, 이번 영화가 특별히 문제된다고는 보지 않는다"라며 "결국 갈등을 부추기는 일부 사람들 때문에 남녀 갈등이 심화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억눌려왔던 여성들의 목소리가 사회적 지위 향상과 함께 터져나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허창덕 영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서로 얼마나 차별받아왔는지 대결을 펼치는 구도는 성숙한 젠더의식이라고 보기 어렵다"라며 "성을 떠나 하나의 인격체로서 서로를 존중해주는 것이 진정한 양성평등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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