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도시농업 Q&A] 김장 배추가 결구하지 않아요

이맘때쯤 배추밭에 가면 끈으로 김장 배추를 단단히 묶어 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이처럼 배추 생육 후기에 끈으로 배추통을 묶어 주면 속이 꽉 차서 결구(배추나 양배추, 결구 상추 등에서 채소 잎이 여러 겹으로 겹쳐지면서 속이 둥글게 꽉 차오르는 것)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통배추를 끈으로 묶는다고 해서 속이 차는 것은 아니다. 이맘 때 배추통을 묶어주는 것은 앞으로 다가올 추운 날씨에 속잎이 얼지 않도록 하기 위한 보온조치다.

김장배추(가을배추)는 추위에 비교적 강하다. 영하 4~5도가 되어도 끄떡없다. 다만 여린 속잎은 기온이 영하 4~5도로 떨어지면 얼어버릴 수 있다. 따라서 이맘 때 배추 겉잎을 끈으로 묶어 속잎을 감싸는 것은 배추 결구를 위한 것이 아니라 겨울 추위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끈으로 묶어도 결구하지 않는 배추. 생육 초기에 충분한 잎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끈으로 묶어도 결구하지 않는 배추. 생육 초기에 충분한 잎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구가 잘 된, 속이 꽉 찬 배추를 재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재배 초기에 거름을 충분히 넣어 잎을 많이, 크게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잎이 많아야 배추는 속이 잘 결구한다. 초기에 거름이 부족해 잘 자라지 못한 배추, 잎을 많이 확보하지 못한 배추는 늦가을에 끈으로 아무리 동여매도 결구하지 않는다.

배추의 결구 크기는 바깥 잎의 크기와 수에 비례한다. 따라서 성장 초기부터 잎을 크게 키우는 데 신경을 써야 한다. 그러자면 배추 모종을 옮겨심기 전, 밭을 만들 때부터 퇴비와 닭똥, 나뭇재 등 밑거름을 충분히 넣고 깊이 갈아주어야 한다. 또 모종 심는 시기를 놓쳐 잎이 충분히 자라지 못해도 결구가 늦어지거나 잘 안 된다. 따라서 모종 심는 시기도 잘 맞춰야 한다.(늦어도 9월 첫째주) 이 외에 석회나 붕소가 부족해도 결구가 잘 안되거나 결구하더라도 안쪽 잎이 검게 변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김장배추는 잎 수가 충분히 확보되면 묶지 않아도 결구한다. 더욱 단단한 결구를 원한다면 생육 후기에 칼리질 비료를 웃거름으로 주면 도움이 된다. 배추 잎이 단단하면 김장 때 소금에 절이는 시간이 더 걸리지만, 이듬해 봄까지 아삭아삭한 김장김치 맛을 즐길 수 있다.

김경호 군위체험학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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