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선거법 개정 부작용?…'결혼미래당'·'핵나라당' 등장

연동형 비례제 노린 신당 창당 러시…득표율 3% 이상 의석 배분
결혼장려금 지급·핵 제조 등 이색 공약으로 '핀셋 마케팅'
인터넷 기반 정당 출현 눈길

이웅진 결혼정보업체 선우 대표가 저출산 문제 해결을 정당 핵심 가치로 내건

29일 오후 6시 20분쯤 경기도 하남시에 사는 이현진(32) 씨는 TV를 보던 중 옆에 있던 남편이 실소를 터뜨리는 소리를 들었다. 이 씨가 무슨 일인지 궁금해하자 남편은 휴대전화로 온 문자메시지를 건네줬는데 이를 본 이 씨 역시 "재미있는 일이 다 있네"라며 함께 웃었다.

이 씨 남편에게 온 메시지에는 결혼정보회사 선우를 설립한 이웅진 대표가 결혼을 키워드로 한 비례대표 전담 정당인 '결혼미래당'을 창당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준(準)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이 같은 이색 신당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들은 내년 4월에 있을 총선에서 정당 득표율 3%를 넘기면 비례대표 의석수를 배분받을 수 있어 국회 입성을 노리며 이색 공약으로 눈길을 사로잡고 있는 것.

29일 결혼미래당 창당 발기인 모집에 나선 이웅진 대표는 "결혼미래당은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낳지 않는 심각한 사회현상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면서 "미혼 및 결혼 세대의 유권자를 비롯해 여성과 청소년, 가정 문제 전문가들로 이루어진 현실 맞춤형 정당 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 대표는 내년 1월 창당 발기인 모집을 마무리하고 2월쯤 중앙당 창당 및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록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제21대 총선에서 360만 표 이상을 얻어 비례대표 6석 이상을 얻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를 위해 ▷결혼과 육아 문제 전담 장관이 있는 정부부처 신설 또는 개편 ▷전 국민 결혼정보서비스 무료 제공 ▷3천만원 결혼장려금 지원 ▷소득에 따라 최대 10년까지 신혼부부 임대 아파트 지원 ▷두 번째 자녀부터 교육비 무상 지원 ▷아빠를 포함한 출산휴가 최대 1년 ▷육아휴직 최대 2년 보장 ▷맞벌이 부부를 위한 시간 연장 국공립 어린이집 1천 곳 건설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흥미로운 점은 결혼미래당이 '클라우드 정당'을 지향한다는 점이다. 정당 사무실 없이 모든 업무를 온라인에서 수행한다는 뜻인데, 이는 인터넷 기반으로 창당해 의회 진출에 성공한 독일 등의 해적당을 모델로 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17대 대선에 출마했던 허경영 '국가혁명배당금당'(이하 배당금당) 대표 역시 지난 9월 정당 등록을 마친 뒤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배당금당은 국가 1년 예산에서 50%를 절약해 20세 이상 국민에게 1인당 150만 원의 국민배당금을 지급한다는 정책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이 밖에도 기본소득제를 주장하는 '기본소득당',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해 핵무기를 제조하고 남북한 힘의 균등을 유지하겠다는 '핵나라당' 등이 창당준비위원회 결성을 신고하고 활동 중이다.

이웅진 결혼정보업체 선우 대표가 저출산 문제 해결을 정당 핵심 가치로 내건 '결혼 미래당' 창당 준비에 들어섰다. 결혼미래당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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