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50돌 새마을운동, 100년 미래를 꿈꾼다] <7>포항 새마을운동이 걸어온 길

물질보다 삶의 질 추구하는 21세기 선진국형 운동으로

◆연재 순서

〈1〉 새마을운동 50년, 태동과 발자취를 찾아서

〈2〉 지구촌 밝히는 새마을운동, 국가 브랜드로

〈3〉 새마을운동, 미래 100년 향해 도약한다

〈4〉 청도 새마을운동은 '주민주도운동'

〈5〉청도 신도마을정신, 세계로 전파하다

〈6〉 포항, 새마을로 시작해 포스코까지

〈7〉 포항 새마을운동이 걸어온 길

〈8〉 '새마을운동 중흥지' 구미의 의미

〈9〉 구미, 제2의 새마을운동 정신 펼친다

새마을운동은 지난 1970년대 대한민국의 절대빈곤을 퇴치하며 근대화와 산업화를 견인한 경제성장의 원동력이었다.

1980년대 들면서 그동안의 관(官) 주도에서 민간주도로 체계가 개편된 후에도 1986년 아시아경기대회와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 자원봉사 및 질서·청결·친절운동에 이어 1990년대 외환위기 극복을 위한 금 모으기와 실직자 돕기 등 각종 민간사회안전망운동도 주도적으로 펼쳐왔다.

2000년대 들어서도 한·일 월드컵 기간 기초생활 10대 과제 실천운동을 비롯해 구제역 발생에 따른 지원활동, 충남 태안 기름유출사고 자원봉사, 다문화가정 정착지원 등 국가적인 행사나 각종 재난이 발생했을 때 앞장서서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쳐왔던 중심에는 새마을운동이 있었다.

현재 우리나라는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가 넘는 세계 12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다. 남들로부터 원조를 받던 가난한 나라에서 이제는 어려운 나라들에게 대규모 원조를 하는 나라로 발전해 왔다.

새마을운동도 이제는 그 위상에 걸맞게 물질적인 잘살기 운동보다 삶의 질을 추구하는 21세기 선진국형 운동으로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즉 '제2 새마을운동'이 바로 그것이다. 더불어 잘살기 위한 공동체운동으로 나눔·배려·봉사정신으로 더욱 더 도약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보자는 것이다.

과거 새마을운동이 '근면, 자조, 협동'을 기본정신으로 한 사회변혁운동이었다면, 오늘날은 기존 새마을정신을 계승·발전한 '나눔, 배려, 봉사'의 제2 새마을운동이 적극 추진되고 있다.

1970년대 초 새마을운동을 통해 동해의 작은 어촌마을에서 포스코를 앞세운 세계적인 철강 산업도시로 성장해온 포항시도 새마을운동 제창 50주년을 맞아 모든 세대와 계층이 공감하고 폭넓게 참여할 수 있는 새로운 공동체 만들기 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포항시는 기존 '근면, 자조, 협동'의 새마을정신을 계승하고 여기에 '융합'과 '협업'의 정신을 더해 시대 상황에 맞는 변화를 시도하면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모든 세대와 계층이 공감하고 폭넓게 참여하는 더불어 잘 사는 새로운 지역공동체를 만들고 미래가 풍요로운 행복한 도시, 세계로 뻗어 나가는 도시를 건설한다는 청사진을 마련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새마을운동은 주민들의 공동체의식, 주민 스스로의 리더십에서 시작한다"면서 "포항의 새마을운동은 과거 어촌마을에서부터 오늘날 세계적인 철강도시에 이르기까지 노마디즘(Nomadism) 정신에 입각해 기존의 방식에 얽매이지 않고 새롭고 다양한 방식으로 진화하면서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포항시는 현재 2만5천여 명의 새마을지도자들을 중심으로 지난 2014년부터 성공적인 공동체운동을 펼치는 등 본격적인 제2 새마을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새마을지도자협의회, 새마을부녀회, 새마을문고, 교통봉사대 등 4개 단체로 구성된 포항시 새마을회는 문화, 경제, 환경, 복지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단체별, 읍·면·동별로 자원봉사, 캠페인 등 다양하고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2000년부터 매년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을 돕기 위해 열리는 '사랑의 김장나누기 사업'은 해를 거듭할수록 규모가 커져서 최근 몇 년간은 한번에 2만 포기 이상의 김장을 담그는 등 단일 사업으로는 전국 최대 규모의 행사로 자리잡았다.

또한 새마을자율방역단의 운영을 통해서 감염병을 유발하는 해충 발생을 미연에 방지하고, 방역이 필요한 적재적소에 신속하게 투입해 시민들이 쾌적한 환경 속에서 건강한 일상을 보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특히 최근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차단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모여 포항역과 시외버스터미널 등 많은 사람이 모이는 장소를 찾아 방역작업을 하는 등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밖에도 사랑의 교복 물려주기, 장바구니 이용하기, 재활용품 모으기, 홀몸노인 밑반찬 봉사, 알뜰시장 교환시장 등 포항시 새마을회의 활동은 일일이 열거할 수도 없을 정도다. 교복물려주기 행사의 경우 행사 시작 1시간도 안돼 교복이 동이 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포항시새마을회가 매년 열고 있는
포항시새마을회가 매년 열고 있는 '사랑의 교복물려주기' 행사에 시민들의 반응이 뜨겁다. 포항시 제공

포항시는 더불어 잘사는 글로벌 공동체 실현을 위해 해외 새마을운동 전파에도 힘을 쏟고 있다.

최근 새마을운동이 국내에서보다는 해외에서 더 큰 각광을 받고 있음에 따라 포항시 기계면 북구 문성리를 찾는 외국인도 점점 늘고 있는 추세다. 지난 2009년부터 현재까지 동남아,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등 30여 개국에서 9천여 명이 포항을 다녀간데 이어, 새마을연수와 벤치마킹 등 다양한 목적으로 방문하고 있다.

우리나라 황폐지 복구의 대표적인 성공사례인 흥해읍 오도리에 있는 사방기념공원에도 지난 2007년 개관 이후 지금까지 일본과 중국, 몽골, 인도네시아 등 20여 개국 2천여 명 이상이 다녀갔으며 누적 방문객도 50만명이 넘는다.

특히 지난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 동안은 새마을운동 세계화사업 추진의 일환으로 저개발국 새마을 해외시범마을 조성지역인 스리랑카 현지에 해외봉사단을 파견하고 새마을조직을 구성하는 한편, 주민계몽 및 버섯 등 소득 작물 재배방법을 전파해 연간 주민소득을 열배 이상 증대시키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또한 2016년부터는 매년 포항시에 거주하는 결혼이주여성들의 해외 현지 친정집을 지어주는 사업을 추진, 지역 결혼이주여성들이 제2의 고향인 포항에서 안정적인 정착과 행복한 가정을 꾸려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포항시가 새마을 세계화를 위해 포항에 살고 있는 다문화가정의 베트남 친정집을 지어주고 있다. 포항시 제공
포항시가 새마을 세계화를 위해 포항에 살고 있는 다문화가정의 베트남 친정집을 지어주고 있다. 포항시 제공

'우리도 한번 잘살아 보자'는 구호와 실천의 결과를 어느 지역보다 크게 실감했던 포항시의 새마을운동은 이제 '나눔'과 '봉사', 그리고 '글로벌 운동'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가고 있다. 새마을운동을 다시 한 번 지역발전의 원동력으로 삼고 포항의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이강덕 시장은 "포항의 새마을운동이 과거 못사는 농촌에서 우리나라 산업화의 상징인 세계적인 철강도시로 이끈 원동력이었다면 지금의 제2 새마을운동은 포항을 환동해안 시대의 선도도시이자 유라시아 시대를 이끄는 핵심 도시로 성장하는 밑거름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처럼 포항의 새마을운동이 걸어온 길은 포항과 우리나라 발전과 괘를 같이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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