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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스파게티 괴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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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용 논설실장
김해용 논설실장

'날아다니는 스파게티 괴물(Flying Spaghetti Monster, FSM)교'라는 종교가 있다. 이 종교 신자들은 돌출된 눈 2개 달린 스파게티 뭉치 모양의 신을 믿는다. FSM은 과음 상태에서 의도치 않게 천지를 창조했다. FSM이 4일 동안 세상을 창조하고 3일은 숙취로 몸져 누웠기 때문에 이 종교에서는 금요일이 안식일이다. FSM이 '신성한 면발'을 움직여 사람들을 인도하기에 신자들에겐 '면식의 생활화'가 필수다. '그분'에 대한 기도의 마무리는 '아멘'이 아니라 '라멘'(r'Amen)이다.

FSM은 미국 오리건주립대 물리학 석사인 바비 헨더슨이 2005년에 창시했다. FSM은 수만 년간 비밀에 감춰져 있었다가 '위대한 예언자' 헨더슨에 의해 세상에 알려졌다고 너스레를 떤다. 신자들은 율법이나 종교적 규제에 구속되지 않으며 의식을 지킬 의무가 없다. FSM교는 풍자로 시작했지만 유명세를 타면서 신자들이 늘어나 미국, 네덜란드, 호주, 러시아 등에서 종교로 인정받았으며 한국을 포함해 10여 개 나라에 지부를 두고 있다.

FSM 같은 패러디 종교로 '보이지 않는 분홍 유니콘' '서브지니어스교회' '자본주의교' 등이 있고 우리나라에는 방송인 유재석을 신으로 받드는(?) '무한재석교' 등이 있다. 이들 패러디 종교들은 허무맹랑하고 황당하지만 논리구조상 기성종교를 코스프레한다. 유머스러울 뿐 사회에 해악을 끼치지는 않는다. 교주 신격화, 신도 착취, 재산 헌납 강요, 종말론 같은 특징을 띠며 사회 규범과 곳곳에서 충돌하는 여느 신흥종교들과 구별되는 대목이다.

우리나라의 신흥종교단체 중 하나인 신천지교회가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 와중에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안 그래도 특유의 폐쇄성과 기성종교에 대한 잠입형 포교 때문에 논란이 많은 단체다. 그런데 이만희 신천지교회 총회장은 21일 내부 SNS에 올린 글을 통해 '금번 병마사건은 신천지가 급성장됨을 보고 이를 저지하고자 일으킨 마귀의 짓' '우리는 세상에 속하지 않고 우리의 본향은 천국'이라는 주장을 폈다. 코로나19 집단 전파로 나라를 대혼란에 빠트려 놓고 사과는커녕 대한민국 법을 따르지 않겠다고 대놓고 선언한 격 아닌가. 그 억지에 말문이 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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