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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사회적 거리' 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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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낮 대구시 수성구 대구시교육청 구내식당에서 직원들이 마주 앉지 않고 말없이 점심을 먹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해 직원들에게 구내식당에서 식사 때 손 소독, 대화하지 않기와 마주 보며 앉지 않도록 했다. 연합뉴스
27일 낮 대구시 수성구 대구시교육청 구내식당에서 직원들이 마주 앉지 않고 말없이 점심을 먹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해 직원들에게 구내식당에서 식사 때 손 소독, 대화하지 않기와 마주 보며 앉지 않도록 했다. 연합뉴스
서종철 논설위원
서종철 논설위원

미국 경찰아카데미 범죄심리학 교재에 범행을 자백 받으려면 용의자와 최대한 가까이 앉으라는 내용이 있다. 심문자와 피심문자 사이에 테이블이 놓일 경우 자백 가능성이 크게 떨어지는데 상대에게 편안한 심리 상태를 만들어 자기 방어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통상 사람이 낯선 상대와 대면할 때 유지하는 간격은 1m 20㎝ 안팎이다. 이를 '중간(개인적) 거리'라고 한다. 그런데 이보다 더 좁은 '밀접 거리' 즉 45㎝ 이내에서 서로의 무릎이 닿을 정도가 되면 용의자는 그만큼 심리적 불안감이 커지고 진실을 말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미국의 인류학자 에드워드 홀은 1959년 저서 '침묵의 언어'에서 '인간의 역사는 타인으로부터 공간을 탈취하고 외부인으로부터 그것을 방어하려는 노력의 기록이다'고 주장했다. 이 가설을 뒷받침하기 위해 그는 '근접학'(Proxemics) 이론을 처음 제시했는데 미국 중산층을 대상으로 조사한 개인 간 거리 의식을 토대로 각 나라·문화권마다 거리 의식이 어떻게 다른지를 관찰해 평균 모델을 제시했다.

그는 후속 저서 '숨겨진 차원'(1966년)에서는 사람이 대화할 때 어느 정도의 거리에서 편안함을 느끼는지를 4가지 유형으로 나눴다. 45㎝ 이내의 아주 가까운 거리를 '친근(밀접) 거리', 45~120㎝ 안팎의 일반적 대화 간격을 '개인적 거리'로 불렀다. 또 회의나 낯선 사람과의 대화 시 유지하는 1.2~4m 간격을 '사회적 거리'(social distance), 연설과 강의 등에서의 4m 이상 거리를 '공적 거리'로 분류했다.

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하자 정부가 재택근무나 근무시간 유연제, 모임 제한 등 대면 접촉을 최소화하는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를 강조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일 정례브리핑에서 지금이 코로나19 유행의 중요한 분기점이라며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를 피하고 부득이 사람을 만나더라도 2m 이상 거리를 둘 것을 당부했다.

그제 서로 마주보지 않고 나란히 앉아 식사하는 대구시교육청 구내식당 상황을 담은 보도 사진도 일종의 사회적 거리두기다. 손 씻기·마스크 착용 등 개인위생 수칙도 중요하지만 밀접 접촉을 피하는 사회적 거리두기나 자발적 격리 또한 빼놓을 수 없는 행동 요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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