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콜센터, 3월 운영 중단"…대구시 '뒷북' 대응

13개 콜센터 57명 확진…첫 발생 뒤 16일 간 고위험군 시설 지정 안 해

코로나19 확진자 5명이 나온 것으로 알려진 대구 달서구 삼성전자 콜센터 건물 전경.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코로나19 확진자 5명이 나온 것으로 알려진 대구 달서구 삼성전자 콜센터 건물 전경.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대구시가 첫 확진자 발생 이후 보름이 지나도록 콜센터를 고위험군 시설로 관리하지 않다가 뒤늦은 '뒷북 대응'에 나섰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2일 대구시에 따르면 지역 내 66개 콜센터 직원 8천여명에 대한 집단감염 실태점검 결과, 이날 오전까지 13개 센터에서 직원 57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확진자가 발생한 콜센터들은 모두 환자 발생 직후부터 14일 간 폐쇄됐고, 폐쇄 기간이 지난 일부 콜센터는 다시 운영에 들어간 상태다. 12일 기준 19개 센터가 폐쇄 및 방역, 자가격리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47곳은 자체 방역대책을 마련해 운영 중이다.

대구 콜센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확인된 건 지난달 24일이었다. 이후 16일동안 콜센터 직원 중에서만 코로나19 확진자가 57명이나 발생했지만, 대구시는 콜센터를 고위험군 시설로 설정하지 않았다. 최대 위험시설 중 하나가 보름 넘게 방역 대책망을 고스란히 비껴간 셈이다.

코로나19 확진자 5명이 나온 것으로 알려진 대구 달서구 삼성전자 콜센터 건물.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코로나19 확진자 5명이 나온 것으로 알려진 대구 달서구 삼성전자 콜센터 건물.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만약 대구시가 콜센터 집단감염의 존재를 미리 눈치채 알렸다면, 서울을 비롯한 다른 지역에서도 미리 대응에 나서 코로나19 확산세를 줄일 수 있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구시는 서울 구로구 콜센터에서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다음날인 지난 11일에야 뒤늦게 40여명으로 구성된 콜센터 특별점검반을 꾸렸다. 또 12일 지역 콜센터 업계와 원청기업에 "3월 말까지 가능한 모든 센터 운영을 중단해달라"고 했다.

대구시는 12일 정례브리핑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콜센터의 위치를 잘못 짚는 실수까지 했다. 애초 시는 이날 브리핑에서 첫 확진자가 '중구 ABL타워 DB손해보험 콜센터'라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우석빌딩' 입주 업체였다.

ABL생명은 "대구 콜센터 감염 첫 사례는 당사 건물과 관련이 없음에도 이처럼 알려져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대구시는 자체 고위험군으로 관리해 왔다는 입장이다. 김종연 대구시 감염병관리지원단 부단장은 "기본적으로 확진자 직업 등의 정보는 파악하고 있으며, 역학조사팀에서도 콜센터를 고위험군으로 보고 적극적인 자가격리 조치를 해왔다"며 "다만 다른 지역에 알리는 부분에 있어선 콜센터 외에도 학교나 어린이집 등 많은 유행사례가 있어 미처 고려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권영진 대구시장도 "콜센터를 병원, 학교, 어린이집 등 기존 고위험군 시설로 분류하지 않았던 점은 미흡했다"면서도 "매일 확진자 수백 명이 쏟아져 역학조사가 무력화된 시점에 콜센터 첫 확진 환자가 발생했고, 급박한 대응 중이었다는 점을 이해해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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