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보는 사람인데 대명동 주민이라예? 혹시 자가격리돼 있던 신천지 신도 아인교?"
12일 오전 9시쯤 찾은 대구 남구 대명동 신천지 대구교회. 취재차 인근을 찾은 기자에게 주민들은 경계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다. 세탁소를 운영하는 A(70) 씨는 "이 동네에서만 40년을 살아서 누가 사는지 다 아는데 낯선 사람이 오면 경계부터 하게 된다"고 했다.
평소와 다름없는 아침이었지만 신천지 대구교회 인근에는 묘한 적막감이 감돌았다. 이곳에서 만난 주민들은 거주지가 신천지 대구교회 인근이라는 이유만으로 신도 취급을 당한다며 한숨을 쉬었다. 특히 젊은 사람이 동네를 돌아다니면 의심을 많이 받는다고 했다.
주민 B(32) 씨는 이날 "갑자기 삿대질을 하며 '신천지 신도가 아니냐'고 으름장을 놓는 할아버지들이 있다"며 "신천지가 뭔지도 몰랐는데 당연히 기분이 나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괜히 신천지 지역으로 낙인 찍혀 아이 교육에도 안 좋은 영향을 끼칠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평생 대명동에서 살았다는 대학생 C(21) 씨 역시 신천지 신도 색안경에 진절머리가 난다고 했다. 그는 "어중간하게 아는 지인들 사이에서 '쟤 혹시 신천지 아니냐, 원래 신천지는 비밀스러운 게 특징이더라'고 수군거리는 것을 들었다"며 "터무니 없는 의심에 인간관계에 회의감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대구시가 관리 중인 신천지 신도 1만437명 가운데 음성 판정을 받은 5천647명이 12일 0시부터 자가격리에서 해제된 뒤 교회를 중심으로 은밀하게 활동하는 신도들이 소규모 모임 등을 이어나갈 수 있다는 불안감도 나온다.
대명동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D(35) 씨는 "신천지 신도 출입 자체를 금지했다"며 "당분간은 가게 문을 잠그고 예약으로만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식당을 운영하는 E(49) 씨 역시 "예전에도 신천지 신도가 많이 와서 밥을 먹고 가 얼굴만 봐도 알 정도"라며 "잠잠해질 때까지는 휴업을 할 예정"이라고 했다.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李대통령, 대북전단 살포 예방·사후처벌 대책 지시
李대통령, 취임 후 첫 출국…G7 정상들과 양자회담 주목
TK가 공들인 AI컴퓨팅센터, 정권 바뀌니 광주 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