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의사나 간호사처럼 직접적으로 치료에 도움을 드릴 수는 없지만, 우리 지역 환자들이 치료를 잘 받고 건강하게 퇴소하실 수 있도록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 싶었습니다."
대구 북부경찰서 수사과 소속 김현세(30) 경위가 '경북대 생활치료센터 자원근무자 모집'이라는 문자메시지를 받은 건 지난 8일 오전이었다. 코로나19에 감염된 경증 환자 수용 시설을 관리감독할 인원을 구한다는 내용이었다.
지난해 12월 15일 결혼해 만 3개월 신혼 단꿈이 한창이던 시기. 아내와는 결혼 이후 한 순간도 떨어져 지내본 적이 없었던 만큼 감염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다. 그러나 '경찰관으로서 뜻깊은 일에 동참하고 싶다'는 생각이 그의 마음을 잡아끌었다. 또 모교인 경북대에 봉사하고 싶다는 마음도 컸다.
처음엔 '다른 사람이 가도 되지 않느냐, 감염 걱정이 앞선다'며 반대하던 아내도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고, 아직 젊은 내가 맡아야 한다'는 남편의 마음을 존중해줬다. 김 경위는 "걱정이 컸을텐데도 직접 짐을 싸주고, 영양제까지 챙겨주며 응원해줬다. 지금도 아내에게 가장 미안하고 고맙다"고 했다.
그렇게 지난 8일 오후 6시부터 경북대 생활치료센터에서 근무를 시작한 김 경위는 매일 CCTV 관제 업무와 상황근무를 합쳐 8시간을 근무한 뒤 3동에 마련된 숙소에서 휴식한다. 교대근무의 특성 상 새벽 근무가 잦아 체력적으로 힘들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에 하루하루 웃으며 버틴다고 했다.
틈틈이 아내와 영상통화를 하며 피로를 달랜다는 김 경위는 경북대 생활치료센터 옆 담벼락 틈새로 본 아내의 뒷모습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급하게 근무에 투입되느라 미처 챙기지 못한 면도기와 휴대전화 충전기를 전해주러 온 아내를 만났지만, 감염 우려에 손 한 번 잡아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 경위의 생활치료센터 지원근무는 오는 21일이면 끝나지만,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고 다시 일주일 간 격리 생활에 들어가야 한다.
김 경위는 매일신문과의 통화에서 "확진자 분들과 직접 접촉하는 일은 없지만, 다들 차분하게 치료를 잘 받고 계신 것 같아 다행스럽다"면서 "모두 끝까지 치료를 잘 받고 완치돼 돌아가실 수 있도록 근무기간동안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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