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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자의 아이돌 탐구생활] '로드 투 킹덤', 꼭 해야하는 프로그램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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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넷 '로드 투 킹덤' 이미지. 엠넷 제공.

지난해 엠넷에서 '컴백전쟁:퀸덤'을 할 때 여기저기서 리뷰 요청이 있었지만 굳이 하지 않았다. 일단 '프로듀스X101'이 준 파장과 피로감이 너무 컸다. '서바이벌 끝나고 또 서바이벌'이라니 이건 너무하지 않은가.

하여튼 이런 비판적 여론에도 '컴백전쟁:퀸덤'은 출연한 걸그룹들의 재발견과 숨어있던 저력을 발산시키며 나름 성공적인 무대들을 선보이며 긍정적 반응을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특히 AOA가 마마무의 '너나 해'를 커버한 무대, 오마이걸이 러블리즈의 '데스티니'를 커버한 무대, (여자)아이들의 '라이언' 무대는 지금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최고의 무대로 손꼽힌다.

그래서 사람들은 '컴백전쟁:퀸덤' 시즌 2를 기대하는 아이돌 팬들이 많았다. 그리고 "'프로듀스101'처럼 시즌 2를 남자 버전으로 하는 것 아닌가"하고 예상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CJ ENM과 엠넷은 이 예상을 한 치도 빗나가지 않았다.

일부에서는 예상보다 더 악독하게 판을 짰다는 이야기도 한다. 왜냐하면 프로야구처럼 1군과 2군을 나눠버린 프로그램의 구조 때문이다. 이달 30일 첫 방영되는 '로드 투 킹덤'의 출연 대상은 '대중적인 인지도는 높지 않지만 실력이 뛰어난 남자 아이돌'이라고 알려져 있으며, 이 프로그램에서 이기면 '컴백전쟁:킹덤'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 걸로 알려져 있다. 이 말인 즉슨 '로드 투 킹덤'에 출연하는 보이그룹은 자신이 '2군 급'임을 인지하고 출연한다는 말이 된다. 도대체 '대중적인 인지도는 높지 않지만 실력이 뛰어난 남자 아이돌'의 기준은 무엇이며, 누가 이를 정한다는 말인가.

이런 논쟁에 엠넷은 나름 기준을 정한 것이 '음악방송 1위 경험이 없는 남자아이돌'이었다. 문제는 출연 팀 중 케이블채널 음악방송 1위를 한 팀이 두 팀이나 있다는 점이다. 자신들이 세운 기준을 망가뜨려가면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무엇보다 이 프로그램을 응원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프로듀스101'의 조작 논란을 크게 겪었음에도 어떠한 반성이나 쇄신 없이 '기-승-전-경연프로그램'으로 때우는 엠넷의 프로그램 기획 능력 때문이다. 음악 전문 채널이라면서 다양한 음악을 들려줄 생각은 안중에도 없는 모습이 실망스럽다. 이런 식으로 경연 프로그램을 만든다면 우리는 언제 아이돌의 무대를 편한 마음으로 볼 수 있을까. '로드 투 킹덤'에 출연한 아이돌 그룹에게 '건투를 빈다'는 말을 보내지만 뭔가 마음은 안타깝고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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