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에 거주하며 소설 창작을 하고 있는 지은이의 첫번째 소설집이다.
여덟 편의 소설이 담겼다. '버려짐'이라는 삶의 비극을 이해하려는 안간힘과 그 안에서 작동하는 인간 욕망의 복잡성을 정면으로 응시한다. 소설 속에는 남겨지고 버려진 인물들이 나온다. 이들은 온갖 상처와 오명에도 불구하고 내일을 살아가는 방법을 모색한다. 지은이는 '버려짐'이 비극의 드라마로 고착되지 않고 생존의 기술로 전복되며, 새로운 가능성의 공간으로 열릴 수 있는 지점을 집요하게 찾아간다.
수록작 '개를 완벽하게 버리는 방법'과 '밀봉의 시간'에는 흉터를 가진 이들이 행하는 필사적인 외면의 시도가 담겨 있다. 소설은 현대의 생존을 말하는 데 적확한 매체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은이의 소설은 반갑다. 소설 속 내일을 살아나갈 인물들은 어찌할 바 모르며 눈을 떴다가 오랜 망설임 끝에 침대 밖으로 걸어 나간다. 살면서 한 번쯤은 찾아오곤 하는 유난히 밝은 아침 같은 순간을 희망하게 한다.
지은이는 "일상을 뒤로 미루고 책상에 앉아 소설을 쓰는 일이 사치로 느껴질 때가 있다. 그렇지만 나는 내가 쓰는 사람이어서 다행이고, 소설을 쓸 수 있어서 감사하다. 오래도록 쓰는 사람이 되겠다"고 했다. 280쪽, 1만4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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