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쿵쾅 답답한 심장, 방사선 노출 없이 고친다

계명대 동산병원, 3차원 시스템 이용 심방세동 도자절제술 성공
평소 맥박수가 100회 이상 이거나 숨참·어지러움 있다면 '빈맥' 의심
심전도 검사 통해 진단할 수 있어…방사선 부작용 없이 시술 가능해져

정상적인 심장 맥박수는 분당 60~100회 정도다. 빈맥(빠른맥)은 심장이 빨리 뛰어 분당 100회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과격한 운동이나 흥분 또는 긴장을 하면 정상인이라도 분당 160회까지도 맥박이 뛸 수 있다. 하지만 이와 관계없이 평소에 맥박수가 100회 이상 나타나고, 가슴이 두근거리면 비정상적인 빈맥으로 의심해 봐야한다.

반면에 심장이 느리게 뛰어 1분에 60회 이하로 뛰는 경우를 서맥(느린맥)이라고 한다. 이러한 빈맥과 서맥을 모두 부정맥이라고 칭한다.

빈맥은 심장 내 전기 전달 체계의 이상 활성화로 인해 심장 박동이 비정상적으로 빨라지는 경우에 나타난다. 서맥 또한 심장박동의 전기 전달 체계에 이상이 생겨 전기 자극이 잘 만들어지지 않거나, 자극 전달이 잘 이루어지지 않을 상황에 발생한다.

◆부정맥 근본 치료는 심장 부위 고주파 절제술

이처럼 부정맥의 종류는 크게 빈맥과 서맥 두가지로 나뉘지만, 부정맥 증상은 아무 증상이 없을 수도 있고 실신이나 심장돌연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의사들은 부정맥 환자 진료에서 가장 중요한 점으로 병력을 청취해 구체적인 증상이 무엇인지를 알아보는 것이라고 말한다.

빈맥의 경우 ▷가슴 두근거림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참 ▷어지러움 등의 증상들이 대부분 나타난다. 환자가 두근거리는 증상을 호소할 때도 그것이 규칙적인지, 불규칙적인지, 또는 지속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두근거리는 증상이 어떤 상황에서 나타나는지 자세히 알아볼 필요가 있다.

빈맥 진단에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심전도 검사다. 심전도 검사는 큰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에 혹시 증상이 의심되면 빨리 가까운 병·의원에서 심전도를 찍어보는 것이 좋은 진단방법이 된다.

빈맥 증상이 있어도 너무 짧게 나타나는 경우, 24시간 활동 심전도 검사를 할 수도 있다. 또 빈맥 증상이 나타났을 때마다 소요 시간, 당시 상황 등을 기록해 두는 것도 의사와의 진료 상담에 도움이 된다.

빈맥은 약물로 증상이나 발생의 빈도를 줄일 수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전기생리학적 검사를 통해 빈맥이 나타나는 부위를 찾아 고주파 열로 태워버리는 '고주파 전극도자 절제술'을 시행한다.

심실 윗부분에서 발생된 발작성 빈맥의 경우는 완치율이 98%이상으로 아주 높으며, 뇌경색과 연관성이 높은 심방세동도 3차원 영상장비의 발달로 전극도자 절제술을 통한 치료 성공률이 높아지고 있다.

3차원 엔사이트 빈맥 지도화 시스템을 이용한 심방세동 시술 이미지. 이미지상에 하얀점은 '부정맥' 부분, 빨강-보라색점은 '도자절제술' 시술 부위다. 부정맥 진료와 시술에 기존 x-ray 장비는 어쩔 수 없이 방사선에 노출되지만, 3차원 빈맥 지도화 시스템은 방사선 노출 걱정이 없다. 계명대 동산병원 제공

◆방사선 노출 없이 3차원 장비 이용해 시술

고주파 전극도자 절제술은 사타구니 혈관을 통해 심장 내에 전극도자를 삽입하여, 빈맥을 일으키는 심장 부위를 찾아 고주파열로 부정맥을 유발하는 부위를 제거하는 시술이다. 가슴을 열지 않고 전신 마취도 필요하지 않아, 현재 빈맥성 부정맥의 표준 치료로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심장의 구조를 확인하며 시술을 진행하기 때문에 엑스레이를 통해 관찰하며 시술을 진행해야 하고, 특히 심방세동과 같은 복잡한 부정맥에 대한 시술은 시간도 오래 걸리고 방사선 노출량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방사선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심장내과(심뇌혈관질환센터)는 최근 3차원 장비인 '엔사이트 프리시젼 빈맥 지도화 시스템'을 이용해 방사선 노출 없는 심방세동 도자절제술을 국내 최초로 시행하는데 성공했다.

지금까지는 수도권 병원 몇 곳이 다른 3차원 장비인 '카르토 시스템'을 이용해 방사선 사용 없이 심방세동 도자절제술을 시행하고 있다.

계명대 동산병원은 다른 3차원 장비인 카르토 시스템을 통해서도 심방세동 도자절제술을 시행해,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두 가지 3차원 장비 모두를 통해 부정맥 환자들이 방사선 노출 없이 보다 안전하고 정확한 시술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방사선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부작용도 예방할 수 있다.

박형섭 심장내과 교수는 "심방세동, 심실빈맥 등 고난도 부정맥의 시술에 있어서는 3차원 장비의 도움이 필수적이고 많은 경우에 상당한 방사선 노출이 동반된다. 하지만 최근 경험의 축적으로 방사선 노출 없는 도자절제술이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심장내과 부정맥클리닉팀. 왼쪽부터 박형섭, 한성욱, 황종민 교수.

한편 계명대 동산병원 부정맥클리닉(한성욱, 박형섭, 황종민 교수)은 1992년부터 지역 최초로 부정맥에 대한 전극도자절제술을 시행한 이래, 현재까지 4천500례 이상의 실적을 쌓았다. 특히 심방세동에 대한 도자절제술도 1천례 이상 시행했으며, 영구형 심박동기 및 이식형 제세동기 삽입술을 포함해 전국 5위권의 부정맥 시술 건수를 기록하고 있다.

도움말 박형섭 계명대 동산병원 심장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