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인도 소녀, 다친 부친 싣고 자전거로 1천200㎞ 필사의 귀향

인도 사이클연맹 "테스트받아보자"…이방카 "사랑의 업적"

인도의 15세 소녀가 '코로나 봉쇄' 속에 다리를 다친 아버지를 자전거에 태우고 일주일을 달려 1천200km 떨어진 고향으로 돌아와 찬사가 쏟아졌다.

25일 힌두스탄타임스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수도 뉴델리 외곽 구르가온에 살던 15세 소녀 조티 쿠마리는 오토릭샤(삼륜 택시)를 몰던 아버지가 코로나19 사태로 실직하자 어머니가 있는 비하르주 다르방가로 귀향을 결심했다. 쿠마리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대로 있었으면 아버지와 나는 굶어 죽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 정부가 최근 들어 귀향을 원하는 이주 노동자들에게 특별열차를 마련해주고 있지만, 쿠마리는 열차표를 구하기 힘들 뿐만 아니라 교통사고로 왼쪽 다리를 쓸 수 없는 상태인 아버지가 열차 승강장까지 걷지 못할 거라 판단했다. 쿠마리는 수중에 있는 돈 2천 루피(3만3천원)를 모두 털어 분홍색 중고 자전거를 산 뒤 아버지를 뒤에 태우고 이달 10일 고향으로 출발했다. 가진 것은 물 한 병이 전부였다.

일주일간 여행하면서 단 한 차례만 트럭을 얻어탔을 수 있었고, 나머지 시간은 낯선 사람들에게 물과 음식을 얻어먹으며 계속 고향을 향한 끝에 지난 16일 마침내 도착했다. 쿠마리는 "내 목표는 단 한 가지, 집으로 돌아오는 것이었다. 유명해진 것이 좋긴 하지만, 유명해지려고 자전거를 탄 것은 아니다"라며 "힘든 여정이었지만 자전거를 탄 것은 필사의 결정이었다"고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쿠마리의 사연은 국제적으로 알려졌으며 인도 사이클연맹 회장은 "쿠마리는 (사이클 선수를 할) 힘과 체력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우리는 젊은 인재를 육성하고 싶다"며 국립 사이클 아카데미 연습생 테스트를 위한 모든 비용을 부담하겠다고 말했다. 이방카 트럼프는 지난 22일 트위터에 "인내와 사랑의 아름다운 업적은 인도 사람들과 사이클연맹을 사로잡았다"며 쿠마리 관련 기사를 올렸다.

쿠마리는 "학업을 먼저 마치고 싶고, 힘든 여정으로 체력이 약해졌다고 느낀다"며 사이클연맹의 제안을 거절했지만, 아직 고민 중이라고 인디언익스프레스 등 현지 매체들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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