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도권 감염 확산에…'생활 속 거리두기' 흔들

하루 동안 신규 확진자 70명 넘어…정부 '사회적 거리두기' 수준 방역
2주 간 수도권 통제 못하면 사회적 거리두기 복귀

28일 대구 동화사 통일대불 마당에 봉축법요식 참석자를 위한 의자들이 1m 간격으로 놓여 있다. 동화사는 30일 열리는 봉축법요식에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돼 최소 1m 이상 간격을 두고 모든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28일 대구 동화사 통일대불 마당에 봉축법요식 참석자를 위한 의자들이 1m 간격으로 놓여 있다. 동화사는 30일 열리는 봉축법요식에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돼 최소 1m 이상 간격을 두고 모든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안정세를 보이던 국내 코로나19 상황이 서울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 사태를 기점으로 급격한 재확산세로 돌아서면서 정부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방역 대책을 '사회적 거리두기'에 준하는 수준까지 강화하기로 했다.

유·초·중·고등학생들의 등교 수업은 예정대로 진행하되, 수도권에 한해 다중이용시설 이용을 제한하고 공공기관 행사도 취소·연기하는 등 강도 높은 방역 대책으로 코로나19의 확산세를 잡겠다는 게 핵심이다.

정부가 '생활 속 거리두기' 유지 조건으로 내걸었던 '하루 확진자 수 50명 이하, 감염경로 불분명 확진자 비율 5% 이하' 기준은 이번 집단감염의 여파로 깨진 상황. 방역당국이 향후 2주 동안 수도권 감염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차단할지가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 체계로의 재전환 여부를 결정할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8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전날 같은 시간보다 79명 늘어난 1만1천344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69명이 수도권에서 발생했고, 대구에서도 2명의 환자가 추가됐다. 하루동안 새로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가 70명을 넘어선 것은 지난 4월 5일 81명을 기록한 뒤 53일 만에 처음이다.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지역사회 감염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13~27일 2주 동안 보고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303명 중 감염 경로 조사가 아직 진행 중인 사례가 23명으로 전체의 7.6%에 달했다.

특히 신천지교회 사태 이후 지역사회 감염이 가장 광범위했던 대구에서는 5월 들어 새로 확진 판정을 받은 27명 중 44.4%에 이르는 12명의 감염 경로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거나 아직 조사 중이다.

정부가 내걸었던 생활방역 유지 조건이 모두 깨진 셈이다. 여기에 지난 20일 고3 학생들을 시작으로 등교 수업까지 재개되면서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위기감은 더 높아졌다. '추가 확산을 막으려면 생활 속 거리두기를 조기에 종료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복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오른쪽)이 28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오른쪽)이 28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긴급관계장관회의' 결과 발표 등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28일 브리핑에서 "수도권에 한해 6월 14일까지 공공부문 다중이용시설 운영을 중단하고, 정부나 지자체의 행사를 취소·연기하며 공공기관에 한해 2주 간 시차출퇴근제와 재택근무제 등 유연근무제를 활용하겠다"고 했다.

다만 사회적 거리두기로의 재전환에 대해서는 아직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박 1차장은 "앞으로 2주 간 수도권 감염 확산을 통제하지 못해 신규 확진자가 더 많이 발생하거나 추가 감염 및 전파가 확인될 경우 부득이하게 사회적 거리두기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며 "이런 상황이 오지 않도록 방역에 힘쓸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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