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마지막 길, 편안히" 무료장례봉사단 이기봉·정성용 씨 

李 영남장애인협회장·정 무료장례봉사단장, 10년간 고인 100여명 모셔

이기봉(왼쪽) 영남장애인협회 회장과 정성용 전국무료장례봉사단 단장. tong@imaeil.com
이기봉(왼쪽) 영남장애인협회 회장과 정성용 전국무료장례봉사단 단장. tong@imaeil.com

"장애인과 무연고자 등 장례를 치르기 어려운 분들을 위해 무료로 장례를 치러드리고 있습니다."

5일 대구 달서구 영남장애인협회중앙회에서 만난 이기봉 영남장애인협회 회장과 정성용 무료장례봉사단장(허병원 장례식장·하늘孝상조 대표)은 "어렵게 살아오신 분들이 마지막 가시는 길이라도 편안하게 가시길 바라는 마음에 무료 봉사를 시작하게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들은 10년간 전국무료장례봉사단을 운영해오며 100여 명의 고인을 모셔왔지만, 처음 마음가짐 그대로 변하지 않고 장례를 치르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2011년 한 상가에 들렀는데 5남매 중 장애인인 막내가 숨을 거두자 분향소를 차리지 않고 화장터로 직행하는 모습을 보며 매우 안타까웠다"며 "이후로 정 단장과 함께 본격적인 무료장례봉사를 해보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애인의 삶은 참 힘들고 고달픈 상황을 이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인생을 마감하면서 까지 힘들면 얼마나 슬프겠냐"며 "이런 일은 있어서도 앞으로 일어나서도 안된다는 생각에 봉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비용이 없어 장례 조차 치르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전국 각지의 많은 분들이 문의 전화를 주시고 있지만 아직 사각지대는 존재한다고 생각한다"며 "널리 알려져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누렸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기봉 영남장애인협회 회장이 무료 장례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tong@imaeil.com
이기봉 영남장애인협회 회장이 무료 장례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tong@imaeil.com

장례봉사를 위해 장례용품과 장례진행을 무료로 지원하고 있는 정성용 단장은 "전국의 장애인, 무연고, 기초수급자, 국가유공자, 원폭피해자, 차상위 등 소외계층을 위해 무료로 관, 수의, 삼베2필, 명정, 염습, 입관 등을 지원하고 있다"며 "임종 후 장례식장에 가기전 연락을 주거나 임종 전 연락을 준다면 간단한 확인 절차만 거친 뒤 지원한다"고 말했다.

정 단장은 "민간에서 지원하는 사업인만큼 지자체의 지원을 받는 경우에도 신청이 가능하다"며 "지자체에서 별도로 받는 지원금은 전액 유족들에게 돌아가며 가족이 없을 경우에는 지자체에 기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10년동안 봉사를 이어온 이들에게도 어려움은 있었다. 바로 선입견이다.

정 단장은 "장례업을 하며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다보니 다 고인분들이 도와주신 것이라 생각하고 다른 분들도 이런 도움을 받으셨으면 하는 마음에 아무런 사심없이 진행하는 봉사"라며 "간혹, 오해를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전혀 수익을 위해 하는 봉사활동이 아니라는 점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신없이 살다보니 보람되게 사는 삶을 살고 싶었다"며 "지난 10년이 참 뿌듯하고 새로운 삶을 살 수 있게 돼 뿌듯하다. 언제든지 도와드릴수 있으니 연락을 많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국무료 장례봉사 신청 문의

영남장애인협회 중앙회 053-639-6666.

이기봉 영남장애인협회 회장과 정성용(왼쪽) 전국무료장례봉사단 단장. tong@imaeil.com
이기봉 영남장애인협회 회장과 정성용(왼쪽) 전국무료장례봉사단 단장. t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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