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제2 러시아 스캔들?…'아프간 미군살해 사주' 두고 진실게임

미군위험 알고 대응 안 했다면 트럼프에 타격
트럼프 "신빙성 없어 정보기관이 보고 안해…가짜뉴스"
바이든·펠로시 맹공 속 측근인 공화당 의원도 '해명' 요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가 아프가니스탄 무장정파인 탈레반에 미군 살해를 사주한 것을 알고도 무대응으로 일관했다는 보도를 두고 '진실게임'이 벌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프간 주둔 미군에 대한 이런 위협을 자신이 직접 보고받았다는 뉴욕타임스(NYT)의 보도를 '가짜뉴스'로 일축하고 있다. 그러나 NYT는 기사 출처가 정부 당국자들인 만큼 보도가 옳다고 재차 주장했고, 야당인 민주당뿐만 아니라 공화당 의원 일부도 사실관계를 밝히라고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밤 트위터에 "지금 막 정보기관으로부터 '(러시아가 탈레반에 미군살해를 사주했다는) 정보는 신빙성이 없어 나나 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았다'고 보고받았다"면서 "공화당원은 악인(惡人)으로 보이길 원하는 NYT의 가짜뉴스 아닐까 한다"고 적었다.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이 트위터를 통해 이번 보도와 관련, 의회에 해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자 '답변'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다른 '러시아 사기극'일 수 있다"라고도 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외무부와 탈레반도 보도내용을 부인했다.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NYT 보도에 대해 "허튼소리"라면서 "더 그럴듯한 것을 만들어내는 대신 허튼소리나 꾸며낸 미 정보기관 선동가들의 낮은 지적 능력을 명확하게 보여줬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NYT는 러시아가 탈레반 측에 아프간 주둔 미군을 살해하라고 사주하고 포상금을 지급했다는 점을 미 정보당국이 파악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했고 3월 말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도 이를 논의했으나 대러시아 제재 등에 나서지는 않았다고 26일 보도했다. NYT의 보도에 이어 워싱턴포스트와 월스트리트저널, CNN방송, AP통신 등 미 주요 언론이 보도를 확인해 뒤따라갔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보고받지 않았다는 대목에 초점을 맞춰 반박했다. 이에 NYT는 "한 정부 당국자는 해당 정보가 백악관 최고위 당국자들에게까지 보고됐다고 밝혔고, 다른 당국자는 '대통령 일일보고'에도 포함됐다고 말했다"며 보도에 문제가 없다고 재반박했다. 또 "매커내니 대변인은 해당 정보의 존재 자체, NSC가 이를 논의한 점과 백악관의 무대응에 대해선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보도가 사실이라면 러시아의 사주로 미군이 위험에 처한 것을 알면서도 대응을 하지 않았다는 의미라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상당한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정치권에선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며 해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사실이라면 진정 충격적 폭로"라면서 "위험한 곳에 보낸 병력을 보호한다는 국가의 가장 신성한 의무를 배신한 것"이라고 했다.

공화당 소속 리즈 체니 하원의원은 트위터로 "러시아가 미군과 관련해 포상금을 내걸었다는 보도가 사실이라면, 백악관은 대통령이나 부통령이 왜 이를 보고받지 않았는지, 이 정보를 누가 언제 알았는지, 미군을 보호하고 푸틴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 어떤 대응 조처가 이뤄졌는지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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