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별별 인터뷰]은퇴 후 전원주택을 직접 지은 손호익씨

손호익씨
손호익씨

손호익(62. 영천시 화북면 죽전2리))씨는 2015년 전원에 직접 집을 지었다. 30년 간 토목회사에서 일한 경험을 살리고 틈틈이 집짓기 교육을 받는 등 철저한 준비 후 목조 주택을 완성했다. 그의 버킷리스트가 이루어진 순간이었다. 8개월 동안 집 짓느라 체중이 10Kg 이상 빠졌지만 자신의 손으로 지은 집에 입주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그의 집은 멀리서도 눈에 띌 만큼 높은 곳에 위치했으며 단층의 빨간 지붕을 하고 있었다. 집은 112㎡(34평)크기에 거실 1개, 방 3개, 다용도실 1개, 보일러 및 창고로 이루어져있고, 집밖에는 울타리도 대문도 없이 도로와 집을 구분해 주는 포도넝쿨이 서 있을 뿐이었다.

집을 짓기 위해 가장 신경 쓴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집 터 고르기'라고 답했다. 경사진 밭을 구입해 돌을 쌓아 평평하게 만든 후 전망이 좋은 곳으로 집의 방향을 잡았다. 집을 짓고 나서야 마을사람들은 '비탈진 밭이 이렇게 멋진 집터가 될 줄 몰랐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했다.

손호익씨 집.
손호익씨 집.

손씨는 잘 지은 집이란 '건축주의 철학과 생각이 제대로 반영된 집'이라고 했다. 집 짓기에 앞서 자신이 어떤 집에서 살고 싶은지, 시골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를 명확히 해야 실패를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건축주가 집짓기에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남에게 시공을 맡기더라도 건축주가 공사현장에서 도와주고 작은 일에도 관심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다보면 집에 대한 애착도 커지고 상하수도와 전기설비 같은 정보들까지 알게 된다고. 그는 시골에 살려면 자신의 집에 대한 정확한 도면은 몰라도 상하수도시설과 전기시설 정도는 알고 있어야한다고 강조했다.

목조주택을 선택한 이유를 묻자 손씨는 "목재는 신체에 무해하고 내부 습도 조절등이 가능한 가장 건강한 재료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는 건강한 집을 짓기 위해 주택박람회등을 다니면서 건축자재에 대해 공부하고 보온 단열을 위해서는 돈을 아끼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집을 지었다고 터놓았다.

집에 대해 아쉬움이 없느냐는 질문에 "단층으로 집을 지은 것이 가장 아쉽다"고 했다. 2층집은 나이 들수록 오르내리기 힘들다고 판단해 단층으로 지었으나 요즈음에는 다락방에서 별을 보고 푸른 밤도 보고 싶은 욕심이 자꾸 생긴다며 웃었다.

김응호 계명대 산학인재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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