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의 제21대 국회 첫 '원내 전투'에 대한 평가가 후하지 않다. 정부 정책에 무턱대고 반대하거나 국무위원을 망신주기 위해 호통 치는 모습을 답습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한동안 '민주당'을 압박하는 만능열쇠였던 '색깔론'의 유혹도 떨쳐내지 못 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4·15 총선 참패 수습을 위해 당이 영입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연일 진보와 보수를 넘나드는 실용정치 담론으로 국민들로부터 호응을 얻어가고 있는 시점에서 당이 다시 퇴행조짐을 보였다는 비판도 나온다.
통합당은 지난 21일 주호영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시작으로 22일부터 24일까지 사흘 동안 진행된 대정부질문에서도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 민심과 겉도는 부동산 정책,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충돌 등 여권의 실정을 강도 높게 성토했다.
하지만 방식은 예전과 같았다. 이에 당내 초선의원들을 중심으로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비례대표 초선인 허은아 의원은 26일 "고성과 반말 등 국민이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고 느낄까 걱정되는 부분이 있었다"고 대정부 질문에 참여한 소감을 밝혔다. 다른 초선의원도 "국민은 하고 싶은 얘기를 하더라도 그렇게 윽박지르면서 이야기하진 않는다"며 호통식 질문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특히 당내에선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불거진 '사상검증' 공방과 관련해 총선 참패 후 당이 공을 들인 변화의 노력이 자칫 퇴색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수도권의 한 원외당협위원장은 "기술적 세련도가 떨어졌다. 결과적으로 역공의 빌미를 제공했다"고 지적했고, 김병민 비상대책위원은 "통일부 장관은 대북 문제를 다룬다는 특수성 때문에 후보자의 대북관을 물을 수밖에 없지만, 자칫 이념 문제나 색깔론으로 흘러 본연의 이슈를 흐리게 되면 안 된다"고 말했다.
특히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파격적인 이슈제기로 당의 이미지를 다소 신선하게 바꿔놨는데 이번 원내 첫 전투에서 당이 다시 우편향으로 기운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인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통합당 관계자는 "절대적으로 수적 열세인 원내상황을 이해하지만 비상대책위원장이 어렵게 따온 점수를 국회의원들이 까먹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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