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당권주자들이 '국민 편 가르기'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김원웅 광복회장의 광복절 기념식 발언을 감싸고 나섰다. 국민 화합에 힘을 쏟아야 할 당권주자들이 도리어 편 가르기를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이런 식이라면 민주당의 차기 지도부에도 국민 화합을 기대할 것이 없다는 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이낙연 의원은 "광복회장으로서 그런 정도의 문제의식은 말할 수 있다"고 했다. 발언이 문제없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김 회장의 발언에 대해 편 가르기라고 한 미래통합당의 비판에 대해 "호들갑을 떠는 것"이라고 했다. 그뿐만 아니라 김 회장의 '친일 인사 국립현충원 파묘(破墓)' 주장에 대해서도 "원칙적으로 동의한다"고 했다.
기자 출신인 이 의원은 민주당 내에서 합리적, 균형적으로 판단하는 몇 안 되는 인사로 꼽혀 왔다. 친문도 아니어서 언행도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다. 그런데도 김 회장의 왜곡된 역사의식을 두둔한 것은 국민을 참담하게 한다. 경선 결과를 좌우할 것이라고 하는 골수 친문 세력의 눈치 보기라는 비판이 나온다.
김부겸 전 의원도 기본적으로 이 의원과 다를 바 없다. "김 회장의 발언이 표현에서 국민 통합이란 관점을 더 고려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할 수 있는 말"이라고 했다. 김 회장 발언은 표현의 문제일 뿐 그 자체로 옳다는 것이다.
'친일 인사 파묘'에 대해서는 비켜 갔다. 김 회장의 발언에 동의하는지 아닌지가 쟁점인데 "코로나 확산 위험 등 시급한 과제를 처리하는 게 급하다"고 동문서답을 했다. 김 회장 발언을 수용할 수 없는 국민과 골수 친문 사이를 줄타기하려는 데서 나온 떳떳하지 못한 자세라는 비판이 나온다.
박주민 의원도 김 회장을 찾아가 "회장님의 광복절 축사를 깊이 새기고 있다"고 했다. 이 역시 친문 세력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당권주자들이 하나같이 친문 세력의 마음을 얻지 못해 안달인 듯한 이런 모습은 참으로 기괴(奇怪)하다. 어떻게 봐도 정상인지 의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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