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재확산되면서 하반기 채용 시기를 앞둔 지역 취업준비생들이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이달 말 본사가 서울에 있는 한 대기업에 면접 일정이 잡혀 있는 취업준비생 최모(31) 씨는 찝찝한 마음으로 서울행 기차표를 끊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최근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어렵사리 찾아온 기회를 놓칠 수는 없다는 생각에서였다.
취업준비생들은 주요 기업 본사 상당수가 수도권에 밀집돼 있어 지원자 입장에서는 감염 위험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최 씨는 "부모님 뿐 아니라 일찍 결혼한 동생이 작년 낳은 아이도 같이 살고 있어 불안하지만 어쩔 수가 없다. 너무 고민이 돼서 취업 커뮤니티에 글도 올려 봤지만 '설령 감염되더라도 무조건 다녀오라'는 식의 댓글이 대부분이었다"며 "다가올 하반기 공채까지 감안하면 서울에 몇 번은 더 다녀와야 할 것 같다. 지역에도 같은 처지의 지원자가 많을텐데 취업준비생이 지역 감염의 원흉으로 지목되지는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주요 기업 채용 규모가 위축되고 있다는 점도 지역 취업준비생들의 선택폭을 줄이고 있다. 24일 잡코리아가 매출 상위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하반기 4년대졸 신입직 채용계획'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기업 147개사 중 하반기 채용계획이 있다고 밝힌 곳은 29.3%에 그쳤다. 작년 같은 기간 73.5%에 비해 절반 이하로 줄어든 수치다.
지역 공기업·공공기관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수도권 출신의 지원자가 면접 과정에서 본사가 있는 대구를 방문할 경우 지역 감염이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구 혁신도시의 일부 공기업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장기화될 것에 대비해 면접 일정 조정과 화상 면접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대구 혁신도시 한 공기업 관계자는 "코로나19가 한창 확산됐던 올해 3, 4월부터 화상면접을 검토했지만 지원자를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는 내부 평가가 있어 일단은 방역을 철저히 하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면서도 "다른 공기업·공공기관의 대응을 지켜본 뒤 면접 일정을 조정하거나 화상 면접 도입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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