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관람석] 대구FC-성남전 판정의 정석

심판 공평한 일관성, 흥미진진 공격 축구
17일 대구FC-성남FC전 주심…잠그는 경기를 3대2 펠레스코어로

16일 DGB 대구은행파크경기장에서 열린
16일 DGB 대구은행파크경기장에서 열린 '2020 K리그1' 성남FC와 대구FC의 경기. 전반 10분 대구 세징야가 데얀의 첫골을 도우며 40(골)-40(도움) 클럽의 주인공이 되자 동료들이 축하해주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6일 밤 DGB대구은행파크는 3대2 펠레스코어로 뜨겁게 달궈졌다.

이날 대구FC가 성남FC를 홈으로 불러들여 가진 2020 K리그1 21라운드는 축구를 재미있게 만드는 여러 요소 중 심판의 능력이 돋보이는 경기였다.

파이널A 진출을 확정지으려는 대구와 파이널B로 가지 않으려는 성남 선수들은 경기내내 투지를 보였다.

양 팀은 같은 듯 다른 전략을 들고 나왔다. 대구는 이전 대부분의 홈 경기와 마찬가지로 전반전 시작부터 공세적으로 나왔다. 반대로 잔뜩 움추렸던 성남은 먼저 2골을 내준 뒤 거칠게 돌변했다.

대구는 선제 득점 후 안정적인 수비로 리드를 유지하려 했으나 주심이 경기 흐름을 끊지 않으려고 휘슬을 자제하면서 양 팀은 흥미진진한 공격 축구를 할 수 있었다.

성남 팬의 입장에서 보면 두 차례 실점 후 시행된 VAR(비디오판독시스템)에서 원심을 모두 유지한 주심의 결정이 못마땅했겠지만 그는 경기 흐름을 끊지 않는 판정을 시종일관 내렸다.

2대0으로 달아나는 상황에서 나온 류재문의 어깨 트래핑, 3대2 결승골을 어시스트한 정승원의 몸싸움은 심판 성향에 따라 충분히 다른 판정을 내릴만 했다. 두 번째 VAR에서는 처음과는 달리 보상 판정을 내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주심은 흔들림 없었다. 그는 다소 거친 몸싸움을 양 팀 선수들에게 공평하게 허용하고 경기 흐름이 끊기는 휘슬을 자제했다.

프로스포츠 무대에서 심판은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선수들이 재미있는 경기를 하고 감독이 선수기용과 작전으로 빛을 내더라도 심판이 선수단과 팬의 시각에서 벗어난 판정을 하면 수준 낮은 경기가 탄생한다.

심판도 사람이기에 실수할 수 있고, 판정 기준이 약간씩 다를 수도 있다.

문제는 일관된 기준을 지키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세계 최고의 프로 무대인 메이저리그나 유럽프로축구리그 중계를 보면 판정 기준이 일반적이지 않은 심판을 자주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은 특정 팀이나 선수에게 치우치지 않은 판정으로 비난을 잠재우며 능력을 인정받는다.

국내 프로축구는 예전 심판 매수 사건으로 여러 차례 멍들었다. 대구 같은 자금력이 딸리는 시민구단조차 피해 최소화를 위해 심판들과 친분이 있는 특정 인사를 구단의 비공식 직원으로 둔 적이 있다.

VAR도 심판의 공정성에 힘을 보태고 있다. 카메라 기술이 발전했기에 오심이나 실수를 발견하고도 이를 무시하는 심판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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