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창군 위천면 '더불어 행복한 농장'.
출산을 앞둔 어미 돼지들이 낮잠에 빠졌습니다.
모돈의 숙명, 돌아 누울 수도 없는 케이지 대신
잠자리는 푹신한 왕겨와 짚을 깐 운동장 같은 곳.
셀린 디온의 'The Power of Love'를 들으며
어울려 딩굴더니 저마다 세상 편하게 누웠습니다.
이들의 친구이자 농장주 김문조 대표가
곧 태어날 아기들의 태동 소릴 듣습니다.
박동소리가 진하니 산모도 문제없나 봅니다.
돈사에서 스킨십 하며 자주 이렇게 놀아줍니다.

'조물주의 완벽한 작품을 산업화 과정에서
인간이 돼지의 본능과 습성을 배려하지 않고 있다'
15년 전, 공장식 사육으로 시작한 그였지만
어느 영국 수의사 회고록에 생각을 고쳤습니다.
벌써 8년째. 첫 3년은 내리 적자였습니다.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잘 클 수 있니?
묻고 또 되물었습니다.
돼지가 하자는 대로 했습니다.
발효 액비로 분뇨를 푹 썩혀 악취를 쫓았습니다.
4천500두는 족히 우겨넣을 공간이지만
2천500두만으로 거리두기를 했습니다.

서열을 가린다고 무시로 판을 벌이는 비육돈사.
피를 본 개구쟁이가 옆방으로 내뺄 쪽문도 냈습니다.
이 친구들 IQ가 60~90이란 말에
밥을 손수 만든 사료급여기로 언제든 먹을 수 있게했습니다.
영리했습니다. 과식이 확 줄었습니다.
1kg 비육에 3.4kg 먹는 애들이 2.6kg면 족했습니다.
이젠 푹신한 이부자리와 똥자리도 가립니다.

마음대로 먹고 놀고 자고 싸니 병치레도 줄어,
꼬리가 잘리거나 이빨이 뽑힐 일도 없습니다.
육성율은 98%. 항생제 쓸 일이 거의 없어졌습니다.
덜 먹고도 더 빨리, 더 튼튼히 커주었습니다.
감히 지은 '더불어 행복한 농장'에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포스트 코로나를 위한 동물복지.
'사람과 동물 건강은 하나'라는 '원 헬스'가 화둡니다.
정부·농장·소비자 모두 아직은 걸음마 수준입니다.
가축에게 더 겸손하고 더 배려해야 합니다.
김 대표는 복지인증 축산물 주소비층이
20,30대 젊은이란 점에 희망을 갖습니다.
" 깬 소비자 만이 농장을, 정책을 바꿀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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