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오전 7시 전부터 어르신 몰려…독감접종 '북새통'

대기번호표 금세 마감…"수급문제 생길라 맞고 보자"
잇단 백신 사망사고 불안 속, 노령층 많은 지역 쏠림 심각
몰려드는 접종 대상자에 농촌 보건소·병원도 몸살
일각에서는 사망사고 후 접종 주저하는 분위기도

20일 대구 서구 평리동 가족보건의원 앞. 이른 아침부터 무료 독감 접종을 받기 위해 어르신들이 몰려있다. 독자제공
20일 대구 서구 평리동 가족보건의원 앞. 이른 아침부터 무료 독감 접종을 받기 위해 어르신들이 몰려있다. 독자제공

20일 오후 1시 대구 서구 평리동 가족보건의원 입구에는 '금일 독감 인원 마감'이라는 푯말이 세워져 있었다. 이 병원은 독감 접종 인원을 하루 400명으로 제한하고 있었지만 번호표가 배부되는 오전 7시 전부터 어르신들이 몰려 이날 일찌감치 예정된 인원이 마감됐다.

어머니와 함께 병원을 찾았다는 주민 A(51) 씨는 "오늘 오전 8시에 어머니를 모시고 병원에 방문했는데 번호표 86번을 받았다"며 "1시간을 기다려서야 접종을 할 수 있었다"고 했다.

무료 독감 예방접종이 최근 재개되면서 대구경북 대형 병의원마다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독감 백신에 대한 불안감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접종을 포기하거나 관망하는 이들도 생겨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혹시 수급 문제가 생기기 전에 맞고 보자는 분위기가 강하다.

이날 비슷한 시각 찾은 대구 중구 수동의 한 병원에도 점심시간이 무색하게 접종을 맞으러 온 어르신들로 붐볐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어제부터 200여 명의 사람이 접종을 위해 찾고 있다"며 "어제는 주사대기실뿐 아니라 접수처 의자가 꽉 찰 정도로 접종객들이 찾아왔다. 백신 수급이 문제가 되자 이를 걱정한 어르신들이 얼른 주사를 맞기 위해 몰려드는 것 같다""고 했다.

20일 오전 8시 30분쯤 예천읍 한 종합병원 마당이 독감백신 접종 대상자들로 북새통이다. 윤영민 기자
20일 오전 8시 30분쯤 예천읍 한 종합병원 마당이 독감백신 접종 대상자들로 북새통이다. 윤영민 기자

경북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특히 경북 소도시의 백신을 찾는 대상자의 몰림 현상이 심각하다. 예천, 청송 등 노령인구 비율이 높은 군지역이나 도서·산간 지역은 연령과 상관 없이 같은 날 백신 접종을 시작하면서 보건소와 병원마다 몰려드는 인파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런 상황에 백신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간다는 우려도 현실이 되고 있다. 실제로 예천군은 만 62세 이상 인구 1만9천716명의 80%인 1만5천800여 명을 백신 접종 수요 인구로 보고 있지만 현재 예천에 보급된 백신은 1만3천700여 개에 불과하다.

이런 와중에 일부에서는 백신 사망사고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B(32) 씨는 "독감백신 접종을 예약했는데 사망사고 보도를 본 뒤 취소할까 고민 중이다"며 "특히 주변에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은 이 때문에 접종을 주저하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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