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첫 위안부 기림비에 日로비 안통한 이유는 '유대인의 조언'

美교포사회 "법안을 통해 시민 모금으로 공공장소에 건립"

미국 최초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비가 건립 10주년을 맞았다. 뉴저지주 한인들은 22일 팰리세이드파크시 도서관 부지에 세워진 위안부 피해자 기림비 앞에 모여 기념식을 열었다. 사진은 미 팰리세이드파크의 위안부 기림비. 연합뉴스

2010년 미국에서 처음으로 뉴저지주(州) 팰리세이드 파크시에 위안부 기림비가 세워지자 일본이 '철거 로비'에 나섰으나 '유대인의 조언'에 힘입어 이를 막을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의 일본 총영사관과 일본 의회는 2012년 당시 대표단을 보내 팰리세이드시와 의회에 기념비 철거를 요구했으나 팰리세이드 파크시는 "미국 시민들이 세운 기념비를 철거할 이유가 없다"고 단칼에 거절했다.

위안부 기림비 운동을 주도했던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KAGC) 대표는 22일(현지시간) 당시에 유대인들의 조언이 주효했다고 전했다. 유대인 사회의 조언은 '기념비나 조형물은 공공장소에 세워져야 하고, 건립예정지의 의회 등을 통해 법적인 근거를 마련해야 하고, 비용은 시민의 모금으로 조성돼야 한다'는 세 가지 원칙이었다.

이 같은 조언에 따라 김 대표는 팰리세이드 파크 시의 시립도서관 경내에 위안부 기림비를 세우고 시의회를 설득해 기림비 건립에 대한 법안을 통과시켰다. 김 대표는 "일본이 아무리 철거 로비를 한다고 해도 철거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는 한 기림비를 없애는 것이 불가능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최근 논란이 된 독일 베를린 미테구(區)구의 소녀상도 논란끝에 철거하지 않기로 했지만, 법적인 근거가 없어 한 차례 철거하려는 움직임이 일기도 했다.

김 대표는 기림비의 내용에도 교육적인 가치를 담으려고 노력했다고 소개했다.단순히 한일관계를 기술하는 것보다는 인권이라는 가치에 맞춰 위안부 문제를 설명했기 때문에 미국인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었고, 영구적인 조형물로 남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