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항상 변하고, 그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된다는 것은 자연의 법칙이다. 긴 세월 동안 우리 사회에서 그 법칙이 적용되지 않은 곳이 있다. 대학 입시와 대학에 대한 고정관념이다.
본고사, 학력고사, 수능시험 등의 제도 변화가 있었지만, 시험 날의 풍경은 언제나 비슷했다. 출근 시간 조절뿐만 아니라, 영어 듣기 시간에는 비행기 이착륙도 금지해 온 국민이 숨을 죽인다. 그 이유는 항상 수요(수험생)보다 공급(모집 정원)이 적어 경쟁이 치열했기 때문이다. 이제 상황이 역전됐다. 전체적으로는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졌다.
꼼꼼히 따져보자. 어떤 관점에서 보면 오늘의 대학은 한 가정을 가장 괴롭히는 존재라고 할 수 있다. 대학에 들어갈 때까지 한 가정이 가진 경제적 여력, 시간과 열정 등을 송두리째 앗아간다. 하지만 졸업 후에는 취직을 보장해 주지 않으니 대학보다 더 잔인한 고통의 원천이 어디 있겠는가.
대학의 홍보 책자는 지난해 경쟁률과 합격점으로 종이를 낭비하지 말아야 한다. 그 대학, 그 학과는 어떤 꿈을 가진 학생을 받아 어떻게 가르칠 것이며, 졸업 후에는 어떤 곳에서 일자리를 구할 수 있는지에 관해 상세한 정보와 함께 구체적인 통계 자료를 제공해야 한다.
수험생과 학부모도 무조건 서열만 보고 대학을 선택해서는 안 된다. 지금은 'SKY' 출신보다는 결혼할 때 양갓집으로부터 집을 물려받는 자가 승자라는, 천박한 농담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한번 명문대에 입학하면 취직과 결혼 등 모든 면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하던 시대가 급속히 지나가고 있다는 말의 속된 표현이다.
이제 정말 달라져야 한다. 대학 입시에 목숨을 걸지 말아야 한다. 자신의 꿈을 먼저 생각하고 그 꿈을 실현하려고 평생 어떻게 노력할 것인가를 늘 생각해야 한다. 수능시험 결과를 담담히 받아들이고 거기에 맞는 대학과 학과를 선택한 후, 멀리 보며 긴 호흡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긍정적인 자세와 넓은 시야가 필요한 시점이다.
윤일현 지성학원 진학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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