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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철 文에게 "당신, 尹 해임하면 YS 제명 유신정권처럼 '끝장'"

박정희, 김영삼, 문재인, 윤석열. 매일신문DB
박정희, 김영삼, 문재인, 윤석열. 매일신문DB
김현철 페이스북
김현철 페이스북

YS로 수식되는 故(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둘째아들인 김현철 동국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 석좌교수가 아버지가 당했던 '제명'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당할 위기에 처한 '해임'을 연결지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을 두고 '당신'이라고 지칭하며 날을 세워 비판했다.

김현철 교수는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1979년 박정희 정권 때 김영삼 당시 신민당 총재가 제명된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과거 18년 유신 철권통치도 김영삼 총재를 우격다짐으로 국회에서 제명했다가 끝장난 거 기억하시죠"라며 "만약 당신이 윤 총장을 해임하는 결정적인 우를 범하는 순간부터 세상은 당신 뜻과는 달리 상당히 다른 세상으로 바뀌게 될 겁니다"라고 했다.

해당 사건은 1979년 10월 4일 국회에서 벌어졌다. 당시 여당이었던 민주공화당과 유신정우회 소속 국회의원들은 김영삼 신민당 총재의 뉴욕 타임스 인터뷰 내용을 두고 "헌정을 부정하고 사대주의 발언을 했다"는 등 문제 삼았고, 이에 김영삼 총재의 의원직 제명안을 10여분만에 '날치기' 통과시켰다.

이 사건은 이후 '부마항쟁'을 촉발했고, 결국 유신 정권 종식의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타임라인을 살펴보면 이렇다. 10월 초 김영삼 제명 사건에 이어 같은 달 중순부터 시작된 부마항쟁, 그리고 역시 같은 달 26일 서울 궁정동 중앙정보부 안전가옥에서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이 박정희 대통령을 암살한 '10·26사태'까지. 1979년 10월은 대한민국 현대사를 언급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꽤 밀도가 높은 달이다.

또 김현철 교수는 "당신 덕분에 윤 총장이 다음 대선 1위 후보로 일약 등극한 거 아시죠"라고 최근 여론조사 결과들을 언급하면서 "이제부터 정말 상상할 수 없는 불행하고 비참한 미래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음을 분명히 기억하고 각오하세요"라고 덧붙였다.

김현철 교수는 이 글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이름이나 직함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글 첫 부분에서 "추미애 선에서 끊어보려고 했는데 그게 잘 안되나 보죠"라고 밝히면서, 또 글 중반부에서 "노무현이 왜 당신한테 정치하지 말라고 했는지, 이제사 무슨 소리인지 좀 알겠네요"라고 하면서, '당신'이 문재인 대통령을 가리키는 표현인 것으로 읽히도록 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페이스북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페이스북

김현철 교수가 글을 쓴 후 2시간 쯤 지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영삼 신민당 총재 제명 사건을 보도한 한 신문 1면 사진을 올렸다.

진중권 전 교수는 이 사진에 독일 사상가 칼 마르크스가 한 말을 덧붙였다.

"역사는 언제나 두 번 반복된다. 첫 번째는 비극으로, 두 번째는 희극으로"(칼 마르크스)이다.

원문은 "Die Geschichte wiederholt sich immer zweimal – das erste Mal als Tragödie, das zweite Mal als Farce." (K. Marx)이다.

김현철 교수가 우려한 것처럼 과거 발생한 사건(김영삼 제명)과 닮은 사건(윤석열 해임)이 또 발생할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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