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첫 한국계 장관, 바이든 행정부서 나올까…교통장관에 데이비드 김 '물망'

美 아시아계 단체 "바이든 적극 지지한 만큼 고위급 인사 아시아계 배제 말아야…"

데이비드 S 김 캘리포니아주 교통청장. 연합뉴스

미국 첫 한국계 장관이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탄생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7일(현지시간) 미국 내 여러 아시아계 단체들이 바이든 인수위팀에 추천자 목록을 보냈는데 교통부 장관 후보로는 데이비드 S. 김 캘리포니아주 교통청장도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이밖에 이 단체들이 추천한 주요 후보는 국방장관에 군 복무 중 다리를 잃은 태국계 여성 상원의원인 태미 덕워스, 상무장관으로는 기업인 출신으로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 경선 레이스에 뛰어들었던 앤드루 양이라고 WP는 전했다.

캘리포니아 데이비스에서 태어난 김 청장은 한국계 2세로, 오바마 행정부 시절 교통부 부차관보를 역임했다. 지난해 7월 교통청장이 되기 전 현대차 대관 담당 부사장을 지낸 이력도 있다.

그는 10년간 여러 선출직 공직자들의 참모를 지내기도 했는데, 이번에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발탁된 라틴계 하비에르 베세라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의 하원의원 시절 5년간 함께 일한 인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7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퀸 시어터에 마련된 정권 인수위원회 사무실을 나서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국방부 장관과 법무부 장관 후보 지명 시기를 묻는 기자들에게 "수요일(9일)과 금요일(11일)에 발표가 있을 것이다. 국방은 금요일"이라고 답했다. 연합뉴스

그러나 WP는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식까지 6주가 남은 상황에서 아시아계 추천 후보들이 행정부의 주요 요직에 진지하게 고려되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미 의회 내 초당적 모임인 '아시아태평양 코커스'(CAPAC) 소속 여야 의원 10여 명은 이날 바이든 인수위팀 인사들과 '화상 면담'을 하고 바이든 행정부 요직에 기용된 아시아계 미국인이 부족하다며 적극적 발탁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아시아 및 태평양계(AAPI) 미국인들이 이번 대선에서 바이든 당선인을 강력 지지했음에도 정작 내각의 고위직 가운데 자신들을 대변할 아시아 및 태평양계 인사들을 배출하지 못할 수 있다는데 상처를 받았다는 불만을 표출했다고도 WP는 전했다.

이들은 바이든 당선인측이 아시아 및 태평양계를 고위직에 발탁하겠다는 약속을 저버렸다고 반발하고 있다. 면담에 참석하겠다고 약속했던 론 클레인 백악관 비서실장 내정자가 일정이 겹쳤다는 이유로 '펑크'를 내면서 실망감이 더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내 아시아계 단체들 사이에서는 아시아계가 핵심 경합지였던 조지아주 등에서 바이든 당선에 크게 기여한 만큼 장관급 인선에서 미국 인구 내 비중인 7%에 해당하는 '지분'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WP는 인수위팀은 이들 의원들에게 아시아계 미국인 활동가들이 추천한 목록에 있는 후보들에 대한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으나 얼마나 진지한 검토인지는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금까지 바이든 내각에서 발탁된 대표적인 아시아계 고위 인사는 부모가 인도에서 이민을 온 니라 탠든 백악관 예산관리국장 지명자 정도에 그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