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국, 코로나백신 개도국에 우선 제공…영향력 확대노려

'가격 대비 효능' 앞세워 UAE·인니·브라질에 백신 공급

9일(현지시간) 페루 수도 리마의 한 대학병원 임상연구센터에서 보건 관계자가 중국 국영 제약회사 시노팜(중국의약집단)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임상시험 자원자에게 접종하고 있다. 시노팜을 비롯해 중국 업체들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임상시험은 페루와 브라질 등 중남미와 아프리카 여러 국가에서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9일(현지시간) 페루 수도 리마의 한 대학병원 임상연구센터에서 보건 관계자가 중국 국영 제약회사 시노팜(중국의약집단)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임상시험 자원자에게 접종하고 있다. 시노팜을 비롯해 중국 업체들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임상시험은 페루와 브라질 등 중남미와 아프리카 여러 국가에서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산 코로나19 백신이 전 세계 보급에 나선 가운데 중국도 자국산 백신 대량 생산 채비를 마치고 개발도상국에 우선 제공한다는 전략으로 영향력 확대를 노리고 있다.

10일 중국 관영 매체들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올해 안에 자국산 불활성화 백신 6억 회분의 출시를 승인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공정원은 중국산 코로나19 백신 중 3차 임상시험 중인 것만 6개라고 밝혔다.

중국 국유 제약회사 시노팜(중국의약집단)은 지난달 말에 국가의약국에 자사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출시를 신청했다. 중국 백신 개발업체인 시노백(Sinovac·科興中維)도 지난 9월 코로나19 백신 개발 상황 발표회에서 올 연말까지 백신 상용화에 대한 자신감을 표한 바 있다. 중국 의료 전문가들은 브라질 등 개도국이 백신을 급하게 원하는 데다 중국이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를 제공하기로 약속했기 때문에 중국 당국이 백신을 연말까지 승인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은 지난해 12월 우한에서 코로나19가 대규모로 발병한 이래 아프리카 등 개도국에 코로나19 백신을 우선 공급하겠다며 '백신 공공재' 공약을 내걸었다. 미국과 영국의 제약사가 공급 부족으로 주로 선진국 위주로 백신 공급에 주력하는 동안 중국은 개도국에 집중해 중국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북아프리카 모로코는 이르면 이번 주부터 시노팜과 계약한 백신 1천만 회분을 접종할 계획이다. 브라질 상파울루주 정부는 지난 9월 말 시노백과 백신 4천600만 회분의 구매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달 안에 600만 회분을 수입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에도 시노백의 코로나19 백신 120만 회분이 도착했다. 터키는 시노백으로부터 5천만 회분의 코로나19 백신을 구매하기로 계약했다.

중국산 코로나19 백신은 불활성화 백신이라 1회 접종 비용이 최대 200위안(한화 3만3천원) 정도로 미국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운송비용이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불활성화 백신은 면역력 지속 기간이 제한적이고 오랜 시간에 걸쳐 많은 양을 접종해야 할 뿐만 아니라 부작용 우려도 있어 중국산 백신의 효능을 믿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이런 가운데 아랍에미리트(UAE) 보건·방역부는 시노팜의 코로나19 백신이 3상 임상 시험 결과 86%의 효능을 봤다고 밝혔다. 그러나 백신 시험 접종자에게서 부작용이 발생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UAE는 지난 9월 시노팜 백신에 대해 제한적인 긴급사용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승인한 국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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