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월 초에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우루무치시에서 1천 명 이상의 위구르족들이 분리독립과 연행자 석방을 요구하며 민중봉기를 일으켰다. 이에 이 지역에 살던 한족들이 위협을 느껴 위구르족들과 충돌, 인명 피해가 일어났고 중국 정부가 경찰과 군 병력을 투입해 진압에 나섰다. 당시 중국 정부의 언론 통제에 따라 피해 규모가 외부로 정확하게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사망자 수가 197명이며 이 중 다수가 한족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피해는 더 커 중국 당국의 무자비한 탄압으로 위구르족 희생자 수가 한족 피해 규모 이상으로 발생, 사망자 수가 400명에서 840명에 이른다는 언론 보도도 있었다.
이 '우루무치 유혈 소요 사태'는 1989년 톈안먼 사건 이후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낸 시위로 위구르족 비극의 역사로 남았다. 이후 중국 당국은 위구르족에 대한 감시와 통제를 한층 강화해 약 100만 명을 '재교육 수용소'에 억류해 국제사회로부터 인권 탄압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빅데이터와 안면인식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위구르족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중국에 대한 비난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0일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최신 보고서를 인용해 신장위구르 자치구 공안 당국이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감시 플랫폼을 사용해 위구르족을 대상으로 '자의적인' 감시활동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휴먼라이츠워치 보고서에 따르면 신장위구르 자치구 공안 당국의 감시 플랫폼은 여행, 개인 관계 등 위구르족의 합법적이고 일상적인 활동에 대한 정보까지 수집하고 있다.
재교육 수용소에 수용된 위구르족을 대상으로 '1980년대 이후 출생' '복잡한 사회적 관계' '부적절한 성적 관계' 등 다양한 사적 정보를 수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러리즘' '극단주의' 혐의로 재교육수용소에 수용된 이들 중 대다수는 합법적이고 비폭력적인 행동을 하다 재교육수용소로 끌려왔다고 지적했다.
또 워싱턴포스트(WP)는 9일(현지시간) 중국의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가 소수 민족 감시에 쓰일 수 있는 인공지능(AI) 활용 안면인식 시스템 개발에 관여했다는 문건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최근 시험한 AI 카메라 시스템은 군중 속에서 사람의 얼굴을 인식해 민족, 나이, 성별을 구분할 수 있는데 시스템이 위구르족의 얼굴이라고 식별하면 자동으로 중국 공안에 '위구르 경보'를 보낼 수 있는 기능을 시험한 내용이 담겼다.
강한 압제에 시달리는 위구르족의 고통이 생생히 느껴지는 상황이다. 달리 말하면 중국 당국이 위구르족이 통제에서 벗어나게 됨을 그만큼 두려워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국에는 56개의 소수 민족이 있는데 중국 공산당 정부는 이 중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위구르족과 티베트족을 큰 잠재적 위협으로 여기며 강한 통제를 가하고 있다. 우루무치 소요 사태 1년 전인 2008년에는 티베트에서 소요 사태가 일어나기도 했다.
위구르족은 중앙아시아의 튀르크계 민족으로 중국 왕조시대에 협력하기도 하고 갈등을 빚기도 하였다. 중앙아시아 역사에서 흥망성쇠가 잦았던 여러 유목 민족 중 하나로 이슬람교를 믿는 무슬림들이 대부분이다. 744년에 돌궐 제2제국을 멸망시키고 위구르 제국을 세워 100년간 번성하기도 하였다. 중국의 마지막 왕조인 청나라가 멸망한 후 1944년에 중국 본토에서 국·공 내전이 일어난 틈을 타 반란을 일으켜 동튀르키스탄공화국을 세웠다. 그러나 1949년에 중국 공산당 정부가 수립되자 병합돼 중국의 지배를 받게 되었다. .
이탈리아의 종교사회학자 마시모 인트로비네(Massimo Introvigne)에 따르면 중국이 위구르족 통제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이유는 그들의 종교인 이슬람과 분리독립 요구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공산당이 금기시하는 종교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데 종교가 지닌 '맹목적인 헌신'과 '무서운 전파력'이 체제를 위협할 수 있다고 여긴다. 2000년대에 일종의 심신 수련법인 파룬궁(法輪功)이 들불처럼 번지자 마치 종교 전파를 차단하는 것처럼 탄압에 나선 것도 '무서운 전파력' 때문이었다.
게다가 위구르족들은 분리독립을 외치며 시위에 나서거나 테러를 일으키며 앞으로도 소요나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 이때문에 중국 정부는 위구르 인권탄압에 대해 비난하는 서방 국가들과 국제사회를 향해 테러와 사회불안을 미연에 방지하려는 내정에 대한 간섭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실제로 좌절한 위구르족들이 테러를 일으키거나 이슬람국가(IS) 등 테러단체에 가입하는 경우도 있다.
신장 자치구의 위구르족은 대략 860만 명 정도로 알려져 있으며 카자흐족 등 신장 자치구의 다른 무슬림까지 포함할 경우 1천100만 명선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국의 드넓은 영토와 엄청난 인구에 비하면 작은 규모이지만,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위구르족에 대한 관리를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다. 거대한 댐이 미세한 균열로 붕괴될 수 있듯이 위구르족에 대한 통제의 고삐를 조금이라도 늦춘다면 저항의 싹이 자랄 수 있다고 여긴다.
발전이 눈부신 강대국가 중국은 대외적으로 미국의 압박에 직면하면서 대내적으로는 위구르족 문제와 홍콩 문제 등으로 인해 불안정성을 상수로 안고 있다. 위구르족에 대한 감시와 통제가 점점 무리해지는 만큼 잠재된 위협의 폭발력도 커질 수밖에 없어 국제적인 관심과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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